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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합병 험로, CJENM 구창근 자금확보와 투자자 설득 '첩첩산중'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12-07 15: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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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구창근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이사가 ‘티빙-웨이브 합병’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티빙의 최대주주인 CJENM이 지분법상 의무 보유지분율을 맞추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재무구조가 그리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빙과 웨이브에 얽혀있는 전략적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들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 얽힌 실타래도 풀어야만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티빙-웨이브 합병 험로, CJENM 구창근 자금확보와 투자자 설득 '첩첩산중'
▲ 구창근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이사. 

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큰 문제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JENM은 SK스퀘어와 지난달 말부터 티빙과 웨이브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해 왔는데 지난 5일 통합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현재로서는 CJENM이 통합법인의 키를 쥘 것으로 보이는 데 합병회사를 연결자회사로 인식하기 위해선 합병법인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단순 합병 시 예상되는 CJENM의 지분율은 20%대로 추정된다”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를 40% 이상 보유해야 하므로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CJENM은 올해들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정도로 재무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CJENM은 2022년 엔데버콘텐트(현 피프스시즌)을 인수를 위해 8천억 원의 차입을 일으킨 뒤로 재무지표가 악화됐다. 게다가 막대한 부담을 안고 인수한 피프스시즌은 적자가 지속돼 CJENM에 부담을 주고 있다. 

CJENM이 3분기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지만 2조 원대로 늘어난 순차입금은 현금창출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CJENM의 당기순손익을 살펴보면 2022년 2분기부터 분기마다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창근 대표는 2022년 10월 CJENM 대표이사로 발탁된 인물이다. 그는 올해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CJENM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지표상으로는 지난해 말보다 더 악화됐다. 

3분기 말 연결기준 CJENM의 부채비율은 153.0% 순차입금 비율은 61.1%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15.8%포인트, 12.3%포인트 늘었다.

앞서 CJENM은 삼성생명, LG헬로비전, 빌리프랩 등 비핵심자산으로 분류되는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금을 쥐었다.

그나마 비핵심자산으로 분류되는 넷마블 지분 22.9%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4만원 아래로까지 추락했던 넷마블 주가가 최근 5만8천원선 위로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문이다.

구 대표의 또 다른 고민은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이다.  

현재 티빙과 콘텐츠웨이브에는 각각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들어와 있다. 복잡한 지분 구조로 인해 합병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부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양사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티빙에는 △CJENM 41% △SLL중앙 27% △KT스튜디오지니 12% △네이버 9% △미디어그로스케피탈제1호(JCGI) 11% 등이 있다. 웨이브에는 △SK스퀘어 36% △지상파 3사 각각 20% △SK스퀘어아메리카 4% 등이다.

티빙 내부의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것도 문제지만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사정도 복잡하다.

웨이브는 2019년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전환사채 2천억 원을 발행했는데 여기에는 2024년 11월까지 상장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기업공개를 진행하지 않으면 사채만기일에 상환해야할 원리금은 2400억 원이 넘는데 웨이브는 누적된 적자로 이를 상환할 여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두 회사의 합병 시 웨이브측의 양보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티빙이 상대적으로 웨이브보단 실적이 더 좋아 기업가치를 더 높게 쳐 줘야만 한다는 분석이다. 월 이용자 수에서도 티빙이 앞선다.

실제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티빙은 2024년부터 상당한 적자 축소가 예상되기에 기업가치나 합병비율 산정에서 웨이브 측의 양보가 어느 정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구 대표로선 SK스퀘어가 사모펀드들을 잘 설득하고, 이후 가치산정에서 더 나은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머리를 싸매야만 하는 것이다. SK스퀘어가 사모펀드들과의 문제를 구 대표에게 떠넘길 경우엔 계산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투자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실사까지 진행이 되어야 기업가치 산정 및 추가 지분 매입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봤다.
 
티빙-웨이브 합병 험로, CJENM 구창근 자금확보와 투자자 설득 '첩첩산중'
▲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두 서비스가 합병하면 월간활성이용자 수 기준 '토종1위'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

복잡한 난제를 풀고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이 성사돼 ‘1천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탄생한다면 구 대표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부진은 CJENM이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된 원인으로 꼽혀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 협업만으로도 콘텐츠 경쟁력 측면의 의미 있는 개선세가 기대된다”며 “합병까지 가능해질 경우 K콘텐츠 장르에서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가운데 어디에 견주어도 지지 않을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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