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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재테크] '나'만 안 한다는 앱테크 입문해보니, 소득은 '푼돈'만이 아니었다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3-11-30 15: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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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변 사람 휴대폰 잠금화면이 어느샌가 똑같아졌다. 도무지 어딘지 알 수 없는 도시에 보물상자, 그리고 만보기. 

캐시워크? 토스뱅크? 그리고 엄습하는 불안감. ‘나만 공짜로 걷고 있었던 거야?’
 
[MZ 재테크] '나'만 안 한다는 앱테크 입문해보니, 소득은 '푼돈'만이 아니었다
▲ 최근 떠오른다는 앱테크 세계에 기자가 직접 입문해 봤다. 사진출처는 픽사베이.

나도 걷기는 많이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걷기앱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고?

MZ세대 상당수가 이용하고 있다는 앱테크에 입문해 봤다.

‘양치를 해보세요.’ ‘물 한 잔 인증’ ‘12시 전에 일어나보세요.’

앱테크라고 해봐야 하루에 1만 보 정도 걸어주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앱테크는 만보기를 넘어 일상생활 전반에 퍼져 있었다.

◆ 매일 하는 일에 돈을 준다는데 해야지!

맨 처음 마주친 앱테크 앱은 ‘발로소득’이었다. 구글 플레이는 29일 발로소득을 ‘2023 올해를 빛낸 자기계발 앱’에 선정했다.

발로소득은 다양한 일상 챌린지를 마치면 소득을 받는 앱이다. 예를 들면 '물 한 컵 마시기’ 에 참여할 수 있는 코인을 주마다 준다. 이를 수행하고 인증샷을 올리면 실제 돈처럼 쓸 수 있는 캐시를 받을 수 있다.

기자는 이 때문에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양치 인증을 하기 위해 치약 묻힌 사진을, 물 한 잔 마신 것을 인증하기 위해 텀블러 사진을 올렸다. 

매일 하는 일이라 못 할 것도 없었고 돈이 쌓이는것도 보여 성취감도 생겼다. 

앱테크는 어쨌거나 만보기를 넘어 일상생활에 들어온 지 오래다. 만보기 앱으로 출발한 캐시워크도 이런 기능을 담고 있고 삼성금융 모니모는 ‘기상 챌린지’, 토스뱅크는 ‘미라클 모닝’을 진행하고 있다.
 
◆ 지긋지긋한 쿠팡 광고, 그래도 쏠쏠하네?

“내 위치정보를 팔아가면서 굳이 뭔가를 사먹고 싶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앱테크 첫인상은 최악에 가까웠다. 내 개인정보는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거기다 광고창은 왜이리 많은지.

앱테크 앱에 발을 들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도 ‘쿠팡 광고 좀 그만 보고 싶다.’ 였다. 시도때도 없이 앱으로 연결하는 광고에 뒤로가기를 누르는 순발력이 절로 길러졌다.

실제로 이 때문에 앱테크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앱테크를 취재하고 있다고 하니 한 지인은 “개인정보뿐 아니라 걷고 그런거 GPS 켜야 하지 않아? 내 위치정보를 팔아가며 굳이 뭔가를 사고 싶지 않더라”고 잘라 말했다.
 
[MZ 재테크] '나'만 안 한다는 앱테크 입문해보니, 소득은 '푼돈'만이 아니었다
▲ 기상챌린지는 다양한 앱에서 참가할 수 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발로소득, 모니모, 토스뱅크. 

하지만 기자는 결국엔 쌓이는 캐시의 유혹을 피할 수 없었다. 아예 노골적으로 광고방송을 보게 하고 보상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크리스마스 대비해 뱅쇼 재료 홈쇼핑 라방(라이브방송)을 캐시워크에서 10초 보고 2캐시를 벌었다. 

물론 지나친 광고는 사용자 발길을 돌린다. 그에 걸맞은 보상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나승균 캐시워크 창업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 알려진 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는 보상, 일상과 밀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보상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캐시워크를 내놓은 넛지헬스케어는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 승부욕 발동하게 하는 퀴즈와 챌린지

“특히 턱선을 갸름하게 만들어주고 OOOO에도 도움을 주는데요, OOOO는 무엇일까요?”

캐시워크는 광고퀴즈를 맞추면 10~20캐시를 준다. 예전 수능 언어영역 선생이 ‘정답은 지문에 있다’고 했지. 기자는 광고를 정독해 문제를 풀어냈고 내 캐시도 두둑해졌다.
 
[MZ 재테크] '나'만 안 한다는 앱테크 입문해보니, 소득은 '푼돈'만이 아니었다
▲ 캐시워크의 돈버는 퀴즈 모습. 여러 퀴즈가 있어 기자는 이것으로만 일주일 동안 100캐시 가량을 벌었다. 다른 앱에도 비슷한 구조를 지닌 앱테크 기능이 있다.

초성힌트가 잇을 때는 정답을 찾기 수월했지만 없을 때도 많아 조금은 고된 작업이었다. 그러다 통상 10~15캐시만 나오던 것이 20캐시가 나온 날은 정말 기뻤다. 물론 1만 캐시에 당첨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게 나는 아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카페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답을 골라 올려주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답도 구글링을 해 보니 다 나오는 것들이었다.

이런 승부욕 발동은 요즘 뜨는 앱이라면 모두 내세우는 전략이다. 앱테크 앱들을 한 번 둘러보라. 아마 가장 자주 마주치는 단어는 '챌린지'나 '퀴즈'일 것이다.

◆ 손으로 잡히는 행복, 수고했어 오늘도

“보상이야 한 달에 커피 한잔 정도지 뭐. 게임처럼 내가 한게 눈으로 보이는게 크지.”

앱테크 문외한이었던 기자가 취재에 나서 처음 전화를 걸었던 개발자 친구는 결국 ‘자신이 한 게 눈으로 보인다’는 점을 앱테크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지목했다.

사람이 보낸 시간에 대한 보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게임과 비슷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기자는 ‘현실게임’에서 일주일 남짓한 기간 발로소득에서는 1580코인을 모았다. 캐시워크로는 1101캐시, KB스타뱅킹 월렛포인트는 50포인트, 토스뱅크는 260원 남짓을 긁어모았다.

발로소득에서 나온 돈으로는 편의점 츄파춥스 3개를 사서 가족과 나눠먹었다. 캐시워크 캐시는 조금 더 모아서 친구와 아메리카노를 즐길 계획이다.
 
[MZ 재테크] '나'만 안 한다는 앱테크 입문해보니, 소득은 '푼돈'만이 아니었다
▲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장 설레는 순간이다. 모아뒀다가 누르면서 오늘 하루도 되돌아 보게 된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캐시워크, 발로소득, 토스뱅크.

얼마 안되지만 차곡차곡 쌓이는 나의 일상기록이 눈으로 보인다는 점이 쏠쏠한 재미로 다가왔다.

취재를 하면서 계속 논어 한 구절이 떠올랐다. “비유하자면 땅을 평평하게 하기 위해 한 삼태기의 흙을 갖다 부었어도 일이 진전됐다면 그것은 내가 진보한 것이다.”

캐시워크에 따르면 캐시워크 일간활성이용자(DAU)는 560만 명에 이른 적도 있다. 다른 앱을 더하면 앱테크에 시간을 들이는 사람은 더 많을 터다. 그만큼 요즈음이란, 진짜 '나'만 안하는 앱테크 시대다.

사람들이 이렇게나 열광하는 건 흙 한 삼태기를 쌓았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앱테크는 하루하루 한 삼태기의 흙을 쌓는 당신에게 ‘수고했어 오늘도’라며 토닥여 주는게 아닐까. 김환 기자

‘영끌족의 잠 못이루는 밤.’ 코로나 팬데믹과 궤를 같이한 과잉 유동성에서 비롯된 ‘자산 버블’에 뒤늦게 탑승한 2030세대의 현재다. 주식,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재테크에서 MZ세대들은 사실상 낙오했다. 청년을 겨냥한 정책금융도 용두사미가 되는 모양새다. ‘5포세대, 망포세대’라는 자조적 푸념마저 나온다. 하지만 자본시장 참여자로서 본능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산증식 유전자를 잉태시키고 있다. IT(정보기술)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작지만 새로운 투자스타일을 빠르게 정착시키고 있다. MZ세대의 돈 불리는 습관을 연재해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디지털로 투자스타일 상전벽해, 기존 틀 깨며 새 시장 키운다
② STO는 현재, '증권성' 인정에 미술품 부동산 한우 '조각투자' 후끈
③ 나이키 운동화 '13배 껑충’ 리셀테크 점입가경, ‘당근질’도 투자다
④ 라방·아이돌 홍보모델·팝업스토어, 금융사 '청년 마케팅' 전쟁
⑤ 이자·쿠폰 더 주면 고민 없이 환승, 금융사 '충성고객' 만들기 진땀
⑥ 2030세대 핀테크 증권사 MTS에 엄지척, 편의성 직관성 높인 앱 대세로
⑦ '나'만 안한다는 앱테크 입문해보니,  소득은 '푼돈'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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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거
수십년전에도 있었다 다단계의 일종임   (2023-12-03 12:45:49)
김민기
글 잘 읽었습니다.
경험담으로 쉽게 이해되도록 기사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2023-12-02 17:2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