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아이유, 아이브(IVE), 에스파, NCT, 그리고 윤종신. 이름만 들어도 너무 유명한 아티스트들이다.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카카오의 지배구조 아래 있는 연예 매니지먼트 레이블들의 소속 아티스트라는 것이다.
카카오는 원래도 멜론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기업이었다.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까지 인수하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는 엔터기업이 됐다.
엔터사업은 카카오의 아픈 손가락, 즉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재 콘텐츠와 모빌리티를 글로벌 사업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현재 글로벌 진출의 전망이 마냥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은 일본에서는 굉장히 선전하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북미 쪽에서는 네이버웹툰에게 확연히 밀리고 있다. 최근에는 웹툰, 웹소설 작가에게 소위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제재까지 받으면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모빌리티 역시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가장 잘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지만, 해외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해외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쟁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버가 대표적이고, 각 나라의 토종 서비스들도 상당히 많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카카오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엔터사업이다. 케이팝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뚫어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은 두말할 것도 없이 북미다. 예전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그랬고, 레게 붐이 그랬던 것처럼 북미를 공략하면 사실상 세계를 공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북미에 통합 법인을 세우고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아이브는 미국의 메이저 3대 음반사 중 하나인 소니뮤직 산하 레이블 컬럼비아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북미 진출을 예고했다.
물론 엔터사업에도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가 시세조작 문제로 김범수 창업주가 수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은 카카오의 엔터사업에 상당한 ‘사법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이 사실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이미 카카오가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자체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이미지다.
엔터사업은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이 세상 그 어떤 사업보다 팬덤이 중요한 사업이다. 기업의 이미지 관리는 엔터사업을 진행할 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러니까 법정싸움의 결과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카카오 엔터사업의 이미지 자체가 악화된다면 카카오의 엔터사업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 역시 이번 사건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의 엔터사업은 아직 앞길이 창창한 사업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카카오의 간절한 소원, 글로벌 진출에 커다란 무기가 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과연 카카오의 엔터사업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그리고 그 성장은 내수기업이라는 카카오의 한계를 어디까지 털어내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