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잠재적 부실을 낼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대부분 마무리해 3분기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둔화해 흑자폭은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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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최근 2년 동안 현대중공업의 실적과 현금흐름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사업들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완화된 상태”라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해양 프로젝트의 수주잔고도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라 실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작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7월 중순에 조선부문 수주잔고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반잠수식 시추선을 인도해 약 4600억 원을 확보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준 반잠수식 시추선 물량을 모두 털어낸 유일한 조선사가 됐다.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해양부문에서 잠재적 부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해양부문 수주잔고 규모가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과 비교해 가장 적어 추후 손실이 날 가능성도 가장 작다고 한 연구원은 바라봤다.
현대중공업은 7월 말 기준으로 모두 125억 달러(16기)의 해양플랜트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42억 달러(14기), 134억 달러(9기)의 해양 프로젝트 잔고가 남아있다.
현대중공업이 연말까지 6기의 해양프로젝트를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손실이 날 가능성이 존재하는 사업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상반기의 흑자기조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정유부문의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흑자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정제마진 약세에 따라 3분기에 실적이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에 매출 20조1355억 원, 영업이익 8824억 원을 냈다. 정유부문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정제마진이 호조를 보인 덕에 좋은 실적을 내 현대중공업의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에 현대중공업이 낸 전체 매출의 25.4%, 전체 영업이익의 52.3%를 책임졌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은 최근 석유제품의 공급과잉 탓에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정제마진 약세 탓에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덕에 상반기에 깜짝실적을 냈던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실적 추정치를 평균해 보면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매출 9조7854억 원, 영업이익 3393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영업이익은 39.1%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