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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임단협 조기타결로 선회하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08-26 15: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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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도 회사와 임단협 협상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파업을 함께 주도했던 ‘우군’ 현대자동차 노조가 회사와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임단협 조기타결로 선회하나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현대중공업 노조는 구조조정 철회를 협상타결의 전제조건으로 달고 있는데 이런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 회사와 29차 임단협 협상을 열었다.

노조는 24일 28차 임단협 본교섭에서 회사에 추석 전 교섭을 마무리하기 위한 회사의 입장 정리를 요구했다.

노조는 실무교섭에서 현장에서 여러 형태로 계속되는 직무경고제와 일부 사업부 분사 등의 현안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구조조정의 일부라며 거부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퇴직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경영상황이 어려운 상황에 사외이사 추천권 요구는 회사의 고유한 경영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노사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데에는 구조조정 자체에 대한 입장차이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회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계획 철회가 협상을 진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못 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5월에 전체인원의 10%인 약 3천여 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감원과 설비지원부문 분사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적극 반발했다. 

노조는 26일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상반기에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렵지 않고 정상적인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회사가 장사를 잘 해 돈을 많이 벌었는데도 불구하고 직원을 자르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7월18일부터 일주일에 3번 임단협 협상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2번 하던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자 만나는 빈도를 늘린 것이다.

노조는 26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는 한편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특히 노조 지도부는 이번 파업에 전 조합원의 참여를 독려했다.

노조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꺼져가는 파업 추동력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연대파업으로 힘을 모았던 현대차 노조가 회사와 임금협상을 잠정합의해 사실상 파업 마무리수순을 밟으면서 파업 열기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31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3사 노조와 함께 연대파업을 계획하고 이지만 현대미포조선 노조의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연대파업이 이뤄질지 불확실하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노조와 연대파업도 조선사마다 사정이 달라 쉽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실상 나홀로 파업을 지속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임단협 협상을 조기타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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