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이 하반기 5대 금융(KB·신한·하나·NH·우리) 순위를 뒤집을 수 있을까?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5위로 밀려나
임종룡 회장은 3분기 내내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공을 들였다. 4위를 내준 곳이 임 회장과 같은 관료 출신
이석준 회장이 이끄는 NH농협금융인 만큼 두 금융지주 사이 격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하반기 5대 금융지주의 순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금융그룹> |
9일 상장기업 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3분기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81% 가량 줄어든 847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실적 전망치는 4대 금융그룹 가운데 KB만 순이익을 7.43% 늘릴 것으로 예상돼 신한(-22.70%)이나 하나(-15.03%) 등 순이익 감소폭을 고려하면 양호한 편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게는 희소식이다. NH농협금융이 올해 3분기에 KB금융처럼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지 않는다면 4위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으로 1조7058억 원을 거둬 우리금융(1조5386억)을 약 1672억 원 차이로 따돌렸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3분기 순이익으로 6212억 원을 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NH농협금융에 4대 금융 자리를 내준 뒤 절치부심했다. 3분기 시작과 함께 기업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조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은행의 기업명가 부활을 위해 힘을 쏟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우리은행은 조 행장 체제 아래서 3분기를 조직개편과 기업금융 특화지점 개설 등으로 기업금융 강화로 채웠다. 지난달 초에는 대외적으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노린다며 기자 초대 전략발표회도 열었다.
임 회장도 임기 처음 해외 투자자 홍보활동(IR)에서 기업금융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9월 런던 IR에서 “현재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의 중요명제는 기업금융을 어떻게 더 활발하고 유용히 공급할 것인지다”며 “편중되지 않은 위험 관리를 토대로 신성장 산업을 진행하고 미리 위험부실을 관리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 노력을 둔 기대감도 나온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NH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나란히 관료 출신으로 금융지주 수장이 돼 주목을 받았다. 이석준 당시 국무조정실장(왼쪽)과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이 2017년 2월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통한 기업대출 확대 및 비이자이익 증대를 예상한다”며 “결국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높은 부분 위주 공격적 기업대출 성장이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임 회장으로서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강화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아야 할 필요성도 크다. 우리금융 순이익은 95% 가까이 우리은행이 차지하는데 비은행사업에서 포트폴리오 강화 방안이 딱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은 없고 OK금융이나 수협은행 등 경쟁자도 적지 않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반면 보험사와 증권사를 모두 갖춘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상반기 순이익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 우리금융을 앞질렀다.
농협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6월 말 기준 12.37%로 지난해 말(9.33%)보다 대폭 올랐다. 우리금융 ROE는 같은 기간 11.54%에서 10.41%로 하락했다.
여전히 우리금융을 향한 시장 반응은 신중한 편이다.
코스피시장은 3분기 배당주 매력이 부각되며 은행주가 강세를 보였다. KRX은행지수는 직전거래일인 6일 기준 7월3일보다 5.30% 올랐다.
다만 우리금융 주가는 같은 기간 3.19% 상승하는데 그쳤다. 국민(14.70%)과 하나(6.47%), 신한(2.46%) 등과 비교해도 높은 축은 아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