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국채금리가 더 올라 국내 주식·채권·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증권사 전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신흥국 통화, 채권, 주식가격이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 ‘긴축발작’ 위험이 떠오르고 있다”며 “긴축발작이 처음 제기된 2013년 과 차이점은 있지만 유사현상 발생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미국 국채금리가 추가상승하면 국내 주식과 채권, 환율이 급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현지시각으로 20일 공개시장위원회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정책을 좀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고공행진하고 있다. 10년물은 최근 4.5%를 웃돌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와 채권, 주식 가격이 모두 급락하는 이른바 ‘긴축 발작(Taper tantrum)’ 우려가 퍼지고 있다.
긴축발작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준 의장이 2013년 양적 완화 정책 축소를 시사하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았고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 등이 급락했던 현상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빠르게 돈을 거둬들였다는 것이다.
올해 경제 상황은 2013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긴축발작 위험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2013년 긴축 발작 당시와 비교하면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측면에서 일부 차이점은 있지만 그때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미국 국채 금리 추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긴축발작 위험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시장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지만 미국 국채 금리가 더 오르면 가격이 급락하는 긴축발작 위험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연구원은 “국내 국채 금리가 미국 국채 금리와 함께 상승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해 주가와 채권, 및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긴축발작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미국 국채 금리 안정여부를 좀더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