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의 자본확충 계획의 한 축인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예정된 채무상환을 위한 추가 차입이 검토되고 있다. CJ로부터 현물출자 받을 예정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지렛대 삼아 신용등급 상승을 이뤄내 조달금리를 낮춘다면 허 대표의 자본확충 계획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 허민회 CJCGV 대표이사가 유상증자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현물출자 관련 법원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자본확충 이후 신용등급 상승을 이뤄낸다면 더 낮은 조달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13일 허 대표는 현물출자와 관련해 법원의 CJ올리브네트웍스 감정평가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인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우나 10월 초 쯤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의 인가가 떨어지면 CJCGV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현물출자 받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이에 따라 CJCGV의 자본이 늘고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해 신용등급 상승에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 진다.
CJCGV의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 1052.0%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마치면 부채비율은 600%대 이하로 낮아지고 현물출자를 마치면 부채비율은 300%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CJCGV가 재무지표를 개선한다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CJCGV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의 향후 추가 상향가능성 요인으로 △영화관람수요 회복 및 재무구조 안정화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3.5% 이상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순차입금이 8배 이하 지속 등을 제시했다.
해당 지표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므로 등급상승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일부 지표는 요건에 다가서고 있다.
CJCGV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3.9%이다. 또한 순차입금은 상반기 말 2조2043억 원, 상반기 누적 상각 전 영업이익은 1596억 원이다.
허 대표는 신용도 상승을 이뤄낸 뒤 차입을 통한 채무 상환(차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본확충을 마무리해 한 단계 도약하겠다”며 “신용등급 상향과 차입금 상환을 통한 금융비용 감소 등 안정된 재무 및 수익구조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JCGV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3800억 원을 채무를 상환에 쓰기로 했으나 주가하락으로 조달규모가 줄어 약 1550억 원이 더 필요해졌는데 추가 차입의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하반기 업황, 조달금리, 현금 보유상황 등 조건을 고려해 다양한 채무 상환 수단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CJ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CGV의 자본확충 계획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법원의 감정평가 인가가 떨어지면 CJCGV에 현물출자돼 CJCGV의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된다.
급한 불은 껐지만 허 대표가 가야할 길은 남아 있다. 연말 채무 3800억 원 상환은 오히려 CJCGV의 재무구조 개선의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다.
연말 상환 예정인 채무를 제외하고 CJCGV의 유동성 차입금은 상반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 3296억 원, 유동성 사채 923억 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22억 원 등 모두 4241억 원으로 파악된다.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잔액도 7712억 원이다.
CJCGV는 차환을 통한 만기연장 및 보유현금을 활용해 해당 차입금 등을 상환할 계획을 세워뒀다.
법원에서는 현물출자의 인가 여부와 CJ올리브네트웍스에 감정평가 금액 4444억 원이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한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출자가액이 줄어든다면 CJCGV 자본확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