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8월11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경기도 하남시 팔당댐에서 물이 방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한국의 여름은 평년보다 다소 덥고 비가 많이 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7일 ‘2023년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24.7도로 평년보다 1.0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8년 25.3도, 2013년 25.2도, 1994년 25.1도 등이다. 올해는 역대 네 번째로 평균기온이 높았다.
다만 올해는 6월, 7월, 8월 세 달 모두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1973년 이후 51년 동안 여름철 세 달의 기온이 모두 평년보다 높았던 때는 올해를 비롯해 2013년, 2018년 등 세 차례뿐이다.
기상청은 “6월 하순에서 7월 상순까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바람이 불어 기온을 높였다”며 “8월 상순에는 태풍 ‘카눈’이 동중국해상에서 북상할 때 태풍에서 상승한 기류가 우리나라 부근으로 하강하면서 기온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름철의 평균 최저기온은 21.1도로 2013년 21.5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마철에 평년에 비해 따뜻한 남품이 강하게 불어 비가 내리는 날에도 밤 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은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 분포도 및 시계열을 나타낸 그래프. <기상청> |
올해 여름철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1018.5mm(밀리미터)로 평년 727.3mm보다 291.2mm 더 많았다.
2011년 1068.1mm, 1987년 1055.3mm, 2020년 1037.6mm, 1998년 1023.5mm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강수량이 많은 해로 기록됐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 평균은 660.2mm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남부지방의 장마철 강수량 평균은 712.3mm로 역대 1위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장마철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자주 불었고 북쪽의 상층 기압골에서 유입된 찬 공기와 자주 충돌하면서 저기압과 정체전선이 더욱 강화돼 많은 비가 내렸다”며 “특히 7월 중순에는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서 장기간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름철에는 북서태평양 해상에서 모두 10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평년치보다 1개가 적었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제6호 태풍 ‘카눈’ 1개다.
카눈은 뚜렷한 지향류가 없어 ‘Z’자형으로 이동했고 상륙 당일에는 속초에 하루 동안 368.7mm의 비를 내리게 한 점 등이 특징으로 파악됐다. 속초에 하루 동안 내린 비의 양은 관측 이래 일강수량 극값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장마철 기록적인 비가 내렸고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감했다”며 “기후 위기 속에서 기후변화 관련 감시 및 분석을 강화하고 기후분석 정보가 미래 방재 기상정보로서 재해를 예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