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2023-07-31 16: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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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해외 브랜드 이탈로 인한 손실을 자체 브랜드 통합으로 메꾸려고 한다.
김 대표는 구찌, 버버리를 거치는 등 해외패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하는데 대형 수입 브랜드와 계약 만료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보브, 지컷, 톰보이를 하나의 법인에서 관리하게 됐다. 김 대표는 구찌, 버버리를 거치는 등 해외패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31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와 지컷 관련 유무형 자산 포함 영업권 일체를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양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윌리엄 김 대표가 연초에 부임한 직후인 2월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 국내 여성 패션 브랜드 3개의 매출 볼륨을 확대하고 신규 브랜드 2개를 추가 육성해 향후 5년 내 자체 여성복 사업 규모를 연매출 5천억 원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현재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보브는 5년 내 1천억 원대 중반까지 볼륨을 확대하고 지컷은 매출 1천억 원대의 브랜드로 추가 육성한다"고 발표했었다.
2월 발표된 계획에 따라 신세계톰보이가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 세 개의 브랜드를 먼저 통합하게 되는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양수도계약은 K패션 전문법인을 육성해 자체 패션 사업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규 론칭 브랜드에 우선 투자하다보니 오래된 국내브랜드에는 투자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스튜디오톰보이와 보브, 지컷은 여성캐주얼이라는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고 이익도 잘 나는 브랜드여서 양수도계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각 브랜드를 하나의 법인에서 관리해 원가절감을 통한 효율도 높일 수 있다”며 “신세계톰보이로 자체 여성복 브랜드를 통합해 한 법인에서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K패션으로 키워보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기존 자체 브랜드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과 잇따라 계약이 종료되면서 실적이 줄었다.
이에 자체 브랜드 육성 전략을 취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과 잇따라 계약이 종료되면서 실적이 줄었다. 이에 자체 브랜드 육성 전략을 취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 1분기 매출은 3122억 원, 영업이익은 10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4%, 68.8% 각각 줄어들었다. 2분기 실적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2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을 것이란 증권가 시선이 우세하다.
2012년부터 계약을 이어온 셀린느와 계약이 지난해 종료된 데 이어 글로벌 패션그룹 OTB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OTB는 메종 메르지엘라, 마르니, 질샌더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신세계인터내셔널이 대형 수입 브랜드와 판권 만료로 인해 2분기 매출은 430억, 영업이익은 108억 원 각각 줄어들 것으로 바라봤다.
올해 초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취임한 윌리엄 김 대표로서는 취임 초반부터 해외 브랜드 이탈로 인한 손실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마주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매출에서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해외 브랜드 축소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주요 브랜드의 계약 종료 영향과 전반적인 내수 소비 부진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 육성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나 소비자심리의 급격한 회복세와 해외여행 수요 피크아웃, 면세 채널 회복을 고려해 올해 연말부터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김 대표는 해외패션 전문가로 통한다. 구찌, 버버리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파산 직전 영국 로컬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를 살려내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한국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마케팅 담당을 지낸 적이 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한국에서 두 번째 도전이다. 윌리엄 김 대표가 이번에는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분기 매출 3428억 원, 영업이익 189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51.2% 각각 줄어드는 것이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