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에서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팔까?
박 회장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하며 2대주주 자격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맞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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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왼쪽)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
그러나 형제가 화해하고 각자의 길을 걷는 데 주력하기로 한 만큼 박찬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처분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낸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상표권 소송도 서로 완만히 해결하기로 했다.
박찬구 회장은 오랜 형제분쟁을 끝낸 데 대해 홀가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스레 관심은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향배에 집중되고 있다.
박 회장이 두 그룹의 마지막 연결고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도 처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보유한 2대주주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설립 주주로 28년 동안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보유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2010년 2월 독자적으로 경영하기로 하면서 각자가 소유하고 있던 상대방 회사의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모두 처분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약속을 어기고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계속 보유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처분하지 않는 이유로 2대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고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끝까지 들고 있던 이유가 결국 형제갈등 때문이었던 만큼 형제의 화해로 지분 정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분을 언제, 누구에게 팔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999년 상장가 75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5천 원대에 머물고 있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당시만 해도 주가가 1만2천 원대였지만 자율협약을 거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이 과정에서 입은 손해는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9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기간이나 금융이자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최소 5만 원은 돼야 손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70%에 이르는 지분이 시장에 풀려있어 제3자가 한꺼번에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 경영이 어려워진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 지분을 가져가려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가 더 급한 만큼 당장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호고속 인수가격은 4천억 원, 금호타이어 인수가격은 7천억~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