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중공업이 강한 실적 개선세와 더불어 해양 플랜트 분야의 여러 발주 건들을 따낼 잠재력이 높은 만큼 실적과 수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플랜트 쪽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십분 발휘할 여건이 무르익은 것으로 보인다.
▲ 삼성중공업이 강한 실적 개선세와 더불어 해양 플랜트 분야의 여러 발주건들을 따낼 잠재력이 높은 만큼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플랜트 쪽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십분 발휘할 여건이 무르익은 것으로 보인다.
7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중공업은 현재 늘어나고 있는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발주 수요를 담당할 가장 유력한 조선사로 꼽힌다.
현재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FLNG 2호선과 북미 멕시코만 가스전 개발에 쓰일 FLNG 발주가 임박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들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일단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건조된 FLNG 4척 가운데 3척을 맡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머지 1척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했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 건조한 코랄술FLNG는 현재 발주가 임박한 코랄 가스전에 투입된 FLNG 1호선이다. 삼성중공업으로서는 비교적 익숙한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셈이다.
북미 멕시코만 가스전 개발에 쓰일 FLNG 4기 발주를 준비하는 미국 델핀미드스트림도 삼성중공업과 관계가 있는 곳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2020년 델핀미드스트림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FLNG의 사전기초설계(Pre-FEED)와 기초설계(FEED)를 마무리한 이력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FLNG 표준화를 통한 납기 단축과 비용 절감도 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FLNG 독자 모델 MLF-N은 육상플랜트와 비교해 납기가 빠르고 경제적인 FLNG 모델을 찾는 시장 상황에 맞춰 개발됐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이 모델에 관한 기본 인증도 획득했다.
MLF-N은 삼성중공업이 지금껏 수행한 다양한 FLNG 설계·조달·시공) 실적과 기술력을 함축해 선형과 사양을 표준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FLNG를 통해 해양플랜트에서 숙원 과제인 표준 디자인을 도입하게 됐다”며 “여기에 코랄1호선에 이어 코랄2호선까지 수주하게 된다면 반복건조 효과를 누리며 안전하면서도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영업이력(레코드)을 충분히 확보한 FLNG와 관련해 2024년까지 코랄2호선과 북미 델핀 FLNG 수주를 통해 해양플랜트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독자모델인 MLF-N의 모습. <삼성중공업>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는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해양플랜트 쪽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적잖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051억 원, 영업이익 196억 원을 내며 22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영업 흑자를 낸 곳은 대형 조선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당초 HD한국조선해양도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과거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의 하자배상 비용이 반영되며 최종적으로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매출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안정적 흑자구조로 전환된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규모가 더 늘어나며 올해 초 목표로 제시했던 연간 영업이익 2천억 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삼성중공업에서 첫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우호적 경영환경을 마주한 셈이다.
최 부회장은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 화공팀에 입사해 삼성엔지니어링에서만 30년 넘게 일하다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돼 정진택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를 꾸리고 있다.
최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서 플랜트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혔던 만큼 삼성중공업에서도 상선 쪽보다는 해양플랜트 쪽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 있는 동안 화공플랜트 대부분 분야를 경험한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꼽힌다. 설계를 제외하고 사업, 조달 등 주요 사업 부문장도 두루 거쳤다.
FLNG를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쪽 발주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는 현재 상황이 최 회장에게는 실력을 발휘할 더 없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한승환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안정적 수주잔고에 더해 FLNG 수주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FLNG, LNG운반선 등에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단분간 수주와 실적을 모두 잡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