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직접 성능을 검사하고 관리하는 인증중고차 사업을 통해 잔존가치를 높임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차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다지면 추후 신차 가격을 인상할 때 소비자 저항과 관련한 부담도 덜 수 있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에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양산 경매센터 전경. <현대글로비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해 인력 충원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남 양산에 건설하고 있는 '인증중고차센터'도 6월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르면 6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해 9월에 본격적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증중고차 사업에서 5년, 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 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과한 차량을 판매한다.
다만 영세업체와 상생을 고려한 중소벤처기업부의 권고에 따라 사업 초반 점유율이 제한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4년까지 5.1%, 3.7%로 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완성차 5개 사 기준 중고차 시장 점유율도 2024년까지 10%로 묶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사업 초반에는 시장 점유율 확대가 제한되지만 만만치 않은 시너지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 브랜드의 중고차를 직접 관리하면서 잔존가치를 보존할 수 있어 신차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신차를 구입할 때 향후 중고 판매가격까지 고려하는데 인증중고차로 잔존가치가 잘 보존되면 신차 가격을 올리는데 따르는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인증중고차 사업은 중고차 잔존가치 보장뿐 아니라 사고나 수리 이력 등의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국내 중고차시장 성장성이 높은 만큼 현대차와 기아 외에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G모빌리티도 하반기 인증중고차 사업 진출 계획을 내놓고 현재 판매와 정비 조직 등을 정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대기업 계열 렌터카업체들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렌터카업체인 만큼 중고차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차 렌탈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렌탈은 2025년까지 렌탈용 중고차 약 5만 대 확보하고 기존 중고차 장기렌터카 상품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이렇듯 국내 완성차와 렌터카 회사들이 앞다퉈 중고차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로는 신차시장보다 큰 규모와 높은 성장성이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중고차 판매량은 377만 대로 같은 기간 신차 판매량 152만 대보다 2배 이상 크다.
최근 5년 동안 중고차시장 규모는 2018년 380만 대, 2019년 394만 대, 2020년 381만 대 등 370만~390만 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차 시장 규모는 152만~190만 대 수준으로 신차 시장 규모가 5년 평균으로 따져봐도 중고차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신차 시장의 절반에 그친다. 중고차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30조 원으로 같은 기간 신차 시장 규모(75조 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가 진출하면 시장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어 중고차 시장 금액 기준 규모가 앞으로 5년 안에 최소 1.3배에서 2배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