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5-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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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과 배임, 조세포털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화그룹은 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 등 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12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전날 오후 11시경 김 회장에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과 배임, 조세포털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화그룹은 이화전기공업, 이트론, 이아이디 등 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 8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을 두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들은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았다.
다만 김성규 총괄사장은 범행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된 데다 도망할 우려가 낮다는 점 등이 고려돼 구속을 면했다.
김 회장과 김 총괄사장은 2015~2017년 이화전기 등 계열사 주식을 허위공시로 비싸게 팔아 124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회사에는 187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김 회장과 김 총괄사장에 해외투자에 대한 신고의무를 지키지 않고 173억 원 상당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재산국외도피 혐의와 2016~2017년 주식거래 과정에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12억 원을 내지 않았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2012년부터 올해까지 114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검찰은 조세포탈 등 혐의로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화전기와 이트론 사무실 및 관련자 주거지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영준 회장은 서울 명동에서 사채업을 하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불거진 권력형 비리사건인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로 지목됐다.
이용호 게이트는 이용호 전 지엔지그룹 회장이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 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사건으로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으로 확대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김 회장은 이용호 게이트 당시 체포돼 재판에 넘겨져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 뒤 2015년 김 회장은 주가조작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8년 징역 2년6개월 형을 받았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