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5.5%, 영업이익은 1.2% 늘고 순이익은 17.8% 감소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1분기 매출 5조3770억 원, 영업이익 1566억 원, 순이익 1천억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과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모두 주택사업부문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며 “1분기 착공한 샤힌 프로젝트도 매출에 반영돼 경기 부천 일루미스테이트, 라피아노삼송 등에서 발생한 700억 원의 일회성 비용 반영에도 실적이 추정치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주택현장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투입비를 더 쓴 것으로 파악됐다.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발주처와 협의를 하고 있어 하반기에 비용으로 투입됐던 금액이 환입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올해 현대건설 실적은 윤영준 사장이 현대건설의 사령탑을 맡은 첫해 실적을 넘어설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주택경기에 온기가 돌고 있지는 않지만 수도권 위주 분양과 대규모 프로젝트 착공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20년 매출 16조9708억 원, 영업이익 5490억 원을 냈다. 윤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2021년에는 매출 18조655억 원, 영업이익 7535억 원을 거둬 실적이 늘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원자재값 상승 영향에 이익이 내림세를 보였다. 든든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2022년 매출은 21조2391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은 5820억 원을 거둬 뒷걸음질했다.
2023년에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윤 사장은 매출을 늘려 이익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4조2800억 원, 영업이익 797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38.8%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윤 사장의 임기 첫해 실적인 2021년 실적도 뛰어넘는 전망치다. 현대건설의 매출은 1분기에 이어 2~4분기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2만5천 세대 안팎의 분양을 성공해 주택사업 매출이 늘고 있다. 해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등 공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올해 1분기 에쓰오일에서 추진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생산설비(총 투자규모 9조2580억 원)도 착공돼 현대건설의 매출성장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도 올해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샤힌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공장을 짓고 있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55억 달러(7조8천억 원)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10월 착공식을 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서둘러 지어 미국 전기차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장 가동시기를 당기려 하고 있다.
윤 사장은 대규모 수주잔고도 확보해 매출 기반을 다지려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Amiral) 프로젝트와 관련해 발주처와 논의를 마무리 짓고 곧 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사토프 석유화학 단지의 핵심 사업이다. 패키지 수주 내용을 보면 패키지1(현대건설, 14억 달러), 패키지2(이탈리아 테크니몽, 19억 달러), 패키지3(이탈리아 테크니몽, 8억 달러), 패키지4(현대건설, 6억 달러) 등이다.
현대건설은 패키지1·4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카타르 노스필드 패키지4도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287억5천만 달러(34조 원) 수준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프랑스 테크닙(Techinip)이 기본설계(Feed)를 수행한 뒤 일본 치요다(Chiyoda)와 컨소시엄을 이뤄 도전하고 있어 현대건설이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시각이 있었다. 다만 최근 치요다가 내부사정으로 입찰에 빠지기로 해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윤 사장은 주택사업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2023년 2만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1만2천 세대 가량이 수도권 지역으로 분양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1분기 동안 794세대 분양을 마쳐 달성률이 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 않아 목표를 1만5천 세대 수준으로 내려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2분기에 3천 세대 분양을 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열린 실적 콘퍼런스에서 “2023년 주택 입주가 본격화하는 시기로 관련 사업위험을 관리하도록 힘을 쏟겠다”며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전력중개거래사업(PPA) 등 에너지전환 신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설명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