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가 18년 만에 가격인하를 결정했다.
국내 KFC 운영법인인 에스알에스코리아의 이진무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1개를 팔아 큰 이익을 남기기보다 2개를 팔아 작은 이익을 모으겠다”며 “KFC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 가성비를 높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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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무 에스알에스코리아 대표. |
KFC가 가격을 내리는 것은 1998년 IMF사태 당시 뉴커넬버거를 1000원으로 인하한 이래 처음이다.
KFC는 7월 초 치킨 및 버거의 가격을 최대 17.9%까지 내렸다. 대표메뉴인 징거버거세트의 가격은 6700원에서 5500원으로, 타워버거는 7400원에서 6300원으로 14.9% 인하했다.
치킨 9조각으로 이루어진 점보치킨버켓의 가격도 11.6% 내려 1만9800원에서 1만7500원이 됐다. 일반 브랜드치킨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KFC가 야심차게 내놓은 ‘KFC매직박스’도 확대된다. KFC매직박스는 치킨류 4조각에 버거, 감자튀김, 음료를 4000원대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메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롱치킨샌드박스를 출시했는데 출시한 지 20일 만에 100만 개가 팔려나갔다”며 “앞으로 매직박스 메뉴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FC는 최근 소비동향에 발맞춰 치킨과 맥주를 함께 파는 ‘치맥매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5개 매장을 시험해 본 결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팔면 매출이 5~10% 더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올해 9월 말까지 치맥매장을 50개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FC가 생존전략을 박리다매로 바꾼 이유는 실적부진 때문이다.
KFC는 2014년 두산그룹에서 유럽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로 매각된 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1747억 원으로 2014년보다 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KFC가 인수·합병 매물로 등장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매수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 대표는 “일단 2018년까지 실적을 개선해 목표치에 도달하는 게 우선”이라며 “아직까지 KFC를 매각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