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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여파는 진행형, 시름하는 증권주 반등 시점 길게 볼 수밖에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3-03-20 16: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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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증권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주 주가는 경제환경 악화,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매력 감소 등에 따라 3월 들어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SVB 파산 여파는 진행형, 시름하는 증권주 반등 시점 길게 볼 수밖에
▲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3월 들어 9.00% 하락하며 28개 업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3월 들어 9.00% 하락하며 28개 업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3월 635.99에 장을 시작한 KRX 증권지수는 600선 밑으로 내려서며 이날 578.75에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 흐름을 살펴보면 3월 들어 KRX 증권(-9.00%), KRX 은행(-8.34%), KRX 300 금융(-7.88%), KRX 보험(-7.23%) 등 금융업종이 일제히 하위권을 기록했다. 

10일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을 시작으로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금융업종 주가가 일제히 부진했다. 

이 가운데 증권주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은행권보다 더 크게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증권주는 올해 초 실적 저점통과 가능성과 토큰증권 발행(STO)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이 국내 은행 대비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이번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실 위험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과 비주거용, 신용도가 낮은 지방의 저축은행, 캐피털 등 2금융기관, 중소 건설사, 브릿지론 등 중심으로 위험이 크다”며 “일부는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 진입했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도 “부동산 민감도가 높은 4개 금융업종은 개별 사업장의 분양 저하 및 공사 중단이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권과 캐피털,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업종은 산업환경과 2022년 대비 업황, 신용등급 방향성이 모두 부정적이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증권사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오면서 증권사들이 실적 악화로 배당을 줄인 점도 부각되고 있다. 절대적인 배당 규모가 줄어들면서 전통적인 배당주인 증권주의 배당매력 감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 NH투자증권(-33%), 삼성증권(-55%), 미래에셋증권(-33%), 대신증권(-14%), 현대차증권(-31%), 유진투자증권(-57%) 등이 배당금 규모를 줄였다. 

비우호적인 경제환경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증권주가 유의미한 반등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상반기 동안 시장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금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 증권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미 연준이 이번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금리 인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남아있는 매크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증권업종 펀더멘털의 빠른 회복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며 “당분간 핵심 영업지표들의 바닥 다지기 국면이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따라 증권사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적 전망에 따른 증권사별 '옥석가리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상반기까지는 시장금리 불확실성과 부동산 경기 침체 전망에 따라 증권사의 주력 사업부문인 기업금융(IB)부문, 특히 부동산PF 관련 이익창출력 회복이 더딜 것이다”면서 “하반기 금리 안정화 이후 업체별로 사업경쟁력과 리스크관리 역량 등에 따라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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