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3-03-09 14: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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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시장 기대를 밑돌았지만 중국 정부의 확고한 경기부양 의지가 증시 흐름을 긍정적으로 이끌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통적으로 경기부양 수혜주로 꼽히는 국영기업과 정부 주도 디지털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IT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 증시의 개선 전망은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5일 양회 가운데 하나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개최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수준’으로 제시했다.
다소 실망스런 수치라는 평이 뒤따랐다.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5.3%를 제시할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곧바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중국 CSI300 지수는 전인대를 앞둔 지난 주 1.7% 상승했으나 직후인 6일 장을 시작할 땐 수치 변동이 없었으며 항생지수는 0.6% 하락한 채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5.0%라는 수치에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는 없으며 중국 증시는 결국 중국 경기의 회복에 따라 반등할 가능성도 높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을 5.5%로 높게 잡았으나 실제 성장률은 3%에 그쳤다. 이에 올해 성장률에는 조금 더 신중성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인대를 앞두고 정부 조직의 대대적 개편을 예고한 바 있는데 새 지도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부러 낮게 제시했다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인대에서 발표된 업무보고서의 상세내용을 보면 국내수요 확대를 올해 최우선 정책으로 꼽았으며 소비 확대를 위한 투자 확장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 신규 고용 목표를 1200만 명으로 제시해 시장 전망치와 최근 4년 목표치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2021년과 2022년 중국이 평균적으로 1%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때마다 210만 명의 고용이 창출된 점에서 올해 실제 성장률 목표는 최소 5.5%로 추산할 수 있다.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이동자수는 춘절 연후 이후 2021~22년 수준보다 18% 증가했다. 중국 부동산 거래량도 2월 중순부터 2022년의 수준을 넘어서려 하고 있고 기존주택 가격도 하락을 멈추고 2월 중순부터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3~24년 중국 상장사의 순익 증가율은 각각 15.0%, 14.3%로 인도를 제외한 기타 지역보다 높다”며 “이러한 경기 회복의 상대적 우위는 중국증시의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양회를 마친 1달 뒤 상승세를 기록한 비율을 보면 2008년부터 20022년에 이르는 15년 가운데 10년으로 66.6%를 차지했다.
중국 증시 개선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유망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중국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국영기업과 디지털 관련 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2월2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중국특색가치평가’ 제도를 또 다시 언급했다.
중국 증시에서 외국의 제도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가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기업의 가치가 시장 평균보다 낮아 새 가치평가 제도가 도입되면 공기업 종목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전인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과학기술 자립과 안보에 중점을 둔 점에서 공기업 분야가 강력한 정책적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월27일에는 중국 국무원이 ‘디지털중국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미래 중국 경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므로 각 부문에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향후 중국 경기의 회복과 정책 기조가 맞물려 국영기업과 디지털 분야가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투자은행인 중금공사는 “중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정책적 지지를 받는 영역인 공기업, 디지털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증권사인 안신증권도 “전인대 보고서에 제시된 중점 사안들과 자산 가격 면에서 볼 때 공기업과 디지털 분야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흥아증권도 “과학기술 자립과 디지털 경제 전환에 대한 정부의 의지로 보아 공기업과 디지털 종목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동유한공사(차이나모바일)은 디지털 경제 종목과 국영기업 범주 모두에 들어가는 종목으로 꼽힌다. 중국이동유한공사는 중국 31개 성과 자치구, 홍콩 등지에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영기업이다.
중국이동유한공사는 2021년 영업이익 1118억 달러를 기록해 중국 국영기업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파키스탄에도 자회사 씨엠팩(CMPak)을 통해 정보통신업을 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44만6068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2022년 6월30일 기준으로 모바일 고객 9억7천만 명과 2억5600만 명의 인터넷 고객을 두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 기준 1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46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표적 디지털 기업으로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가 꼽힌다. 이들의 영문명 앞글자를 따 보통 BATX라고 부른다.
바이두는 검색 관련 분야에 특화돼 있으며 알리바바는 인터넷쇼핑과 온라인 소매업, 텐센트는 메세지와 게임 및 사회관계망에 특화돼 있고 샤오미는 휴대폰 등 이동통신 장비에 특화돼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잠재적 경쟁자로 떠오를 만한 새싹기업(스타트업)들을 인수합병하는 데 적극적이다. 특히 텐센트는 2020년 국내외 168개 기업들을 인수합병한 것으로 알려졌고 샤오미는 70개, 알리바바는 44개, 바이두는 43개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인수합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