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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당근마켓' '무신사', 버티컬 커머스 평판 중요성 커진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02-09 16: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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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당근마켓'과 '무신사' 등 잘 나가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 이리저리 치이는 신세가 됐다.

특정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이 잦다. 한때 유명세를 치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플랫폼의 '명성'을 깎아내릴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말 많고 탈 많은 '당근마켓' '무신사', 버티컬 커머스 평판 중요성 커진다
▲ 최근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각종 구설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는 3일 공개한 콘텐츠에서 당근마켓의 구인구직 서비스를 두고 '중고 같다'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9일 플랫폼업계에서는 최근 급성장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대중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밈(meme,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로 번지는 현상)'으로 소비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소비자 사이 거래(C2C)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최근 구인구직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이를 두고 한 유튜버가 '중고 같다'고 폄하하는 표현을 썼다.

유명 요리 유튜버인 '승우아빠'는 3일 공개한 콘텐츠에서 "내 상식으로는 당근마켓에서 아르바이트 구인을 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으로 쉽게 수용되지 않는다"며 "왠지 사람도 중고 같잖아"라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논란이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당근마켓이 중고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은 가치중립적인 사실인 반면 거래되는 재화나 서비스를 '중고 같다'고 평가하는 것은 서비스 이용자를 폄하하는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파장이 커지자 승우아빠가 사과문을 올리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당근마켓 입장에서는 부정적 이미지가 얼룩으로 남게 됐다. 그럼에도 당근마켓은 강경한 대응보다는 오히려 승우아빠의 유튜브 채널에 유화적인 태도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강경 대응이 부정적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서비스 확장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패션 버티컬 플랫폼 무신사도 마찬가지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예능 프로그램인 'SNL코리아'의 한 코너에서 직장인 등장인물이 동료 직원의 옷을 보고 '무신사 냄새'라는 조롱성 표현을 사용한 것이 발단이 됐다. 
말 많고 탈 많은 '당근마켓' '무신사', 버티컬 커머스 평판 중요성 커진다
▲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는 최근 한 코너에서 '무신사 냄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주로 활용한 코디를 비꼬는 표현이었다.


이는 무신사의 상품에서 특정한 냄새가 난다는 말이 아니다. 무신사에서 많이 판매되는 의류들로 코디한 패션을 이르는 표현인데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와 관련이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채색의 기본 패션 아이템 위주로 낮은 가격대를 앞세워 1030세대 남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고집하는 이들의 패션 스타일을 비꼬는 표현이 '무신사 냄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의 전체 거래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성장성까지 뛰어난 브랜드로 꼽힌다. 무신사로서는 알짜 브랜드의 이미지를 깎아내린 표현인 무신사 냄새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다만 무신사는 아직까지 이 표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무신사는 홍보모델인 배우 유아인씨가 8일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기업 이미지에 연이어 악재가 터지고 있다.

이처럼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가 아님에도 당근마켓과 무신사는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하거나 논란을 애써 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한번 형성된 기업 평판은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업들이 실추된 이미지의 브랜드를 되살리기보다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개별 플랫폼 차원에서 기업 명성 관리를 위한 회복계획(리커버리 플랜)과 이슈 대응 조직을 미리 확립해둘 필요가 있다"며 "특히 무신사와 같이 업계의 본보기가 되는 플랫폼들은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플랫폼 서비스를 향한 대중들의 비아냥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네이버의 중고거래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평화나라'라는 비어냥을 받은 적 있다. 거래 직전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거나, 무리한 에누리(가격인하)·환불 요구, 하자 물품 거래 등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해도 '오늘도 중고나라는 평화롭다'는 반어적 표현이다. 

이밖에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국내 진출 초기 시끄럽게 춤추는 있는 내용의 광고 영상, 중국에서 개발된 서비스, 10대 위주의 이용자 구성 등을 비꼬는 용어로 대체돼 불리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틱톡은 사용자 수 기준 세계 1위의 콘텐츠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

플랫폼업계에서는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대중들의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플랫폼 때리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바라본다.

서 교수는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가 플랫폼에 제약 없이 유입되면서 플랫폼의 '질서'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높아진다"며 "여기에 대중들 사이에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나쁜 평판이 더욱 빨리 퍼지고 자리를 잡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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