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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잇단 보안 사고, 정부 이어 국회로도 비판 여론 번질까 촉각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2-06 16: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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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잇따른 보안사고로 위기관리 체제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LG유플러스가 사용하고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의 보안 취약성과 관련해 과거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실제 관련성 여부와 별개로 화웨이 장비 추가 도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LG유플러스 잇단 보안 사고, 정부 이어 국회로도 비판 여론 번질까 촉각
▲ LG유플러스가 거듭 발생하고 있는 보안사고와 관련해 재발방지와 수습에 최우선순위로 두는 위기관리 체제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6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황 사장을 중심으로 한 ‘전사 위기관리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사이버 공격 등 보안사고를 예방하고 유사시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4일 오후 5시경 서울·경기권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 접속 장애로 이융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원인은 짧은 시간에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디도스(DDoS)’ 공격인 것으로 파악된다.

엿새 전인 1월29일 오전 4시, 오후 6시에도 비슷한 접속 장애가 있었다. 또 설 연휴 기간 LG유플러스 인터넷 망을 쓰는 일부 PC방에서 서버 과부하로 인터넷이 먹통이 되는 일도 있었다. 이 역시 디도스 공격 때문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에서는 올해 초 사이버 공격으로 모두 29만 명 가량의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당초 18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분리 보관하고 있는 해지 고객 데이터 등에서 11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거듭된 보안사고에 LG유플러스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1달 조금 넘는 짧은 기간에 보안사고가 집중된 데다 이동통신3사 가운데 LG유플러스에서만 유독 보안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 건은 논외로 하더라도 디도스 공격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이통사의 대응 태세와 무관하게 해커 조직 등이 LG유플러스를 일방적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이통3사 가운데 정보보호 부문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을 여지도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22 정보보호 공시 현황 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292억 원으로 KT(1021억 원), SK텔레콤(627억 원)과 비교해 크게 뒤처져 있다.

황 사장은 이번 일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문제로 불똥이 튈까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 및 군사·정보기구 사이 관계가 긴밀하다는 이유로 화웨이의 통신장비와 서비스 사용이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화웨이 장비가 국내에서 보안침해에 악용됐다는 사례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속해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이에 정부에서는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증거가 나오지 않아 LG유플러스를 향한 행정조치를 내놓은 일은 없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디도스 공격과 화웨이 장비의 연관 가능성은 완전 제로다”며 “화웨이 장비를 적용한 기지국은 무선상에서 받은 데이터를 유선망을 통해 흘러가는 것인데 디도스 공격은 무선에서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관련성 여부와는 별개로 화웨이 통신 장비와 관련해 황 사장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2013년 LTE기지국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뒤 5G(5세대)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때도 서울, 수도권 지역 등 기지국 9만여 곳에 화웨이 장비를 썼다. 통신업계 말을 들어보면 LG유플러스가 도입한 통신 장비는 전체의 30%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미국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심화하면서 지속적으로 화웨이 장비 배제 압력을 받아왔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3년에도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일이 간단치만은 않았다. 당시 LG유플러스는 LTE 기지국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서울 용산 미군기지 근처에는 화웨이 장비를 적용한 기지국을 두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화웨이 장비를 들여와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를 향한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블룸버그 등 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미국 기업들의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들여와야 할 통신장비가 더 있는 상황에서 황현식 사장은 화웨이 장비의 추가 도입을 여론의 추이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3.4~3.42GHz 대역의 5G통신용 주파수할당을 확정하며 조건으로 2025년 12월까지 5G 무선기지국을 추가 구축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 받았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부문에서 가격경쟁력과 성능을 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5G통신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LG유플러스가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던 데는 화웨이 장비 채택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기존 장비와 호환성 측면에서도 화웨이 장비의 추가 도입 유인이 적지 않은 편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를 향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가 쉽사리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황 사장은 2021년 6월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 이슈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한 개라도 보안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 오히려 화웨이를 통해 보안 이슈 없이 좋은 통화 품질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게 우리의 근본적 대책”이라고 대답했다. 

화웨이 통신 장비 배제에는 선을 그은 셈이다. 통신업계와 LG유플러스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추가로 설치할 기지국에 화웨이 장비 도입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잇따른 보안 사고에 대해 공식 경고하고 특별 조사에 나섰다. 그런 만큼 최근 통신 보안 문제로 인해 LG유플러스로서는 장비 등 인프라 전반과 관련해 국회 등에서 비판 여론이 번지지 않을까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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