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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시장 테슬라발 가격경쟁, 현대차그룹 대응책은?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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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시장 테슬라발 가격경쟁, 현대차그룹 대응책은?
▲ 미국에서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나란히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며 이익체력을 키웠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최근 판매 부진에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로 대응하면서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나란히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며 이익체력을 키웠는데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인하로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는 최근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자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서 판매가격을 모델별로 최대 20%까지 파격적으로 낮췄다.

이에 포드도 브랜드 전기차 모델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중형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트림(등급)별로 최대 8.8%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포드는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은 전기차 판매 2위 자리를 놓고 현대차그룹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는 7.6% 점유율로 2위를, 현대차그룹은 7.1%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65%를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2021년에 기록한 72%와 비교해서는 시장 장악력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분명 전기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가격을 낮춰 다른 완성차업체가 경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포드 머스탱 마하-E는 차급과 가격에서 모두 모델Y와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다. 최근 할인에 따른 트림별 모델Y 시작 가격은 5만3천 달러~5만7천 달러, 마하-E 시작 가격은 4만6천 달러~6만4천 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아직 미국 현지에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모델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이에 상위트림 기준 4만 달러 중후반 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의 가격대가 보조금을 일부 받을 수 있는 모델Y 및 머스탱 마하-E와 겹치게 됐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초기 점유율 확보가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가 갖춰지는 2024년 하반기까지 IRA로 인해 전기차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였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크게 키운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점유율 방어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7조 원과 9조 원 대 영업이익을 내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리스 판매 채널 확대를 통해 IRA의 틈새를 파고드는 동시에 경쟁이 치열한 차종에서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단행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미국 재무부는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한국산 전기차도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추가지침을 공개했다.

다만 상업용 판매는 개인 고객이 아니라 법인, 렌터카 등을 대상으로 대량 판매를 통해 진행되는데 이는 속성 상 '제값받기'가 힘들다. 수익성을 내주고 판매량을 방어하는 고육지책으로 활용돼 왔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5% 미만의 미국 리스 판매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실행하는데 지난해 달성한 역대급 영업이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와 대형 전기SUV EV9을 미국 전기차 시장에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데 전면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차종에서는 대규모 할인을 펼치는 방안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차를 판매하기 위해 미국에서 지급한 평균 인센티브(판매장려금)는 현대차 741달러, 기아 710달러로 자동차 산업 평균치인 1250달러에 훨씬 못미친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현대차그룹이 갖춘 제품력과 이에 기반한 브랜드 파워에서 나온 결과로 평가된다.

그런 만큼 최후의 수단으로써 인센티브를 통해 구매가격을 직접 보조해 주는 전략은 판매 확대에 즉각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국 기아 IR 담당 상무는 "리스 판매와 애초 보조금 적용 대상이 아닌 EV6 GT를 제외하면 보조금을 못 받으면서 경쟁하는 부분은 전체 전기차 판매의 약 40% 이하로 보인다"며 "탄력적 인센티브 전략을 통해 미국 전기차 생산 현지화 이전 북미 전기차 판매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IRA 시행으로 미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브랜드보다 불리한 환경에 놓인 상황에서 전기차 가격 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올해 실질적 시장 환경은 예상보다는 수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IRA가 규정한 전체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 가운데 절반을 지급하는 요건인 핵심광물 원산지 비율은 미국 현지 브랜드들도 대부분 충족하지 못해 실질적 차이는 3천 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대차가 미국 기존 구매 고객의 소득 수준을 파악한 결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비자 비율이 경쟁 차종 대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가운데 보조금 지급 대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고소득 층이 경쟁업체와 비교해 많다는 얘기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계 소득이 개인은 15만 달러, 부부는 30만 달러 이하여야 한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현대차는 기존 계획보다 조기에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2024년 전까지 판매와 손익에 큰 영향이 없도록 대외 상황을 고려하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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