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8일 홈페이지에 공지글을 올려 국장급이었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부총재로 격상해 공개모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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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맡고 있던 최고위험책임자(CRO) 부총재는 국장급으로 격하돼 공개모집 대상에 함께 올랐다.
이번 공개모집은 요식행위로 평가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6월13일 프랑스인인 티에리 드 롱게마르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최고재무책임자로 내정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홍 전 회장은 6개월 장기휴가를 신청해 부총재 자리를 형식상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고재무책임자가 선임되면 부총재 수도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최고위험책임자가 국장급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홍 전 회장이 사임하면 부총재 자리도 5명으로 다시 줄어들게 된다.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총재는 최근 CNBC 기자와 만나 “홍 부총재를 대체하는 인물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며 부총재 자리도 신속하게 채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부총재 자리를 한국에서 프랑스로 사실상 넘겨주려는 것으로 금융권은 추측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분담금 3억 달러를 부담해 지분 3.81%를 확보했다. 전체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다.
그러나 부총재 자리를 놓치게 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홍 전 회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로 선임되는 데 관여했던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