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첫 참관, 신세계그룹 미래 사업 구상
정용진은 2023년 1월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 현장을 찾았다.
정용진이 CES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ES 2023에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참가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정용진이 개인 자격으로 CES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은 행사장에서 LG전자 부스에 찾아가 전시된 신제품을 살펴봤다. LG전자의 차세대 기술인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라이프스타일 가전에 관심을 보였다.
정용진은 LG전자 직원의 설명에 따라 올레드TV 라인업을 순서대로 둘러봤으며 노트북과 모니터, 그램 노트북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정용진은 LG전자가 세계적 스트리트 패션 디자이너 제프 스테이플과 협업해 꾸민 스타일러 슈케이스(신발 보관함) 전시 공간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액자처럼 벽에 걸고 그림을 감상하며 에어컨으로도 쓸 수 있는 제품도 살펴봤다.
이어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패밀리 케어와 펫 케어, 원격 진료 등의 공간을 살펴보고 저시력자를 위한 릴루미노 모드, 삼성과 하만이 협업한 '레디 케어' 솔루션 등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HD현대(옛 현대중공업) 전시관을 찾아선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으로부터 직접 미래 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등에 관한 구체적 설명을 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의 CES 참관을 두고 “최신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신세계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2023년 1월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중앙홀 LG전자 부스를 찾아 전시장 입구의 '올레드 지평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고객 중심 경영’ 강조
정용진은 신세계그룹 경영의 기본으로 고객과 상품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그는 2023년 1월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임을 잘 알고 있다”며 “고객과 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할 때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은 그러면서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할 것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과 대화할 것 △위기 대응의 관점을 바꿀 것 등 3가지를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그는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3년째 반복하고 있다.
앞서 정용진은 2022년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고객의 시간과 공간 점유 △신세계만의 온·오프라인 융합 생태계 구축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 등 3가지를 주요 추진과제로 꼽았다.
그는 당시 첫 번째 추진과제인 고객의 시간과 공간 점유와 관련해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유일한 명제이고 디지털 피보팅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사업 확대 잰걸음
정용진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
정용진은 스타필드를 통해 고객들이 끊임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려 한다. 고객들이 즐릴 수 있을 때 ‘신세계 유니버스’가 비로소 완성된다고 본다.
스타필드의 건설과 운영은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가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2년 12월28일 광주광역시 서부 어등산 부지에 '그랜드 스타필드광주'를 건립하겠다는 제안서를 광주광역시에 제출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광주만의 새로운 콘텐츠인 압도적 규모의 휴양·레저·문화 등 인프라를 결합한 체류형 복합공간으로 그랜드 스타필드광주를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랜드 스타필드광주는 광주광역시 서부 어등산 부지 41만7531㎡(약 12만6천 평)에 연면적 53만6900㎡(약 16만 평) 규모로 지어진다.
앞서 정용진은 2022년 8월24일 인천광역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만나 청라국제도시에서 추진 중인 각종 사업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쇼핑·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의 체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청라’를 신속하게 개발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1년 12월28일 비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스타필드창원'의 기공식을 열었다.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정용진은 스타필드창원과 스타필드청라 등을 통해 서울을 넘어 전국적으로 스타필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3년 1월 현재 스타필드하남점과 코엑스몰점, 고양점, 안성점, 위례점, 부천점, 명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청라점, 창원점, 수원점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용진은 스타필드 사업 전략을 두고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고 강조하면서 체험형 콘텐츠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완구매장에 테마파크를 결합한 토이킹덤과 코엑스몰점의 별마당도서관 등이 꼽힌다.
△SSG랜더스 창단 2년 만의 우승
정용진이 프로야구단 SSG랜더스를 인수한 지 2년 만인 2022년 11월 SSG랜더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KBO리그 정규시즌 시작부터 1위를 놓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 구단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SSG랜더스가 처음이다.
정용진은 “SSG랜더스는 올해 KBO리그 개인상 14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팬 여러분들이 이번 시즌 홈관중 동원 1위를 달성했다. 정말로 감사하다”며 팬들의 지지에 감사하다는 뜻을 표시했다.
정용진은 SSG랜더스를 인수한 뒤 구단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SSG랜더스 1·2군 구장을 직접 방문한 뒤 45억 원을 들여 시설 개선을 지시했다. 이는 선수 및 코칭스태프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구단에 대한 선수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와이번스 시절부터 활약한 스타 선수에게 파격적 대우를 해주기도 했다.
2022년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김광현 선수를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액수인 4년, 151억 원에 영입했다. 김광현 선수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SK와이번스에서 뛰다가 2020~21년에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했다.
정용진은 2021년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 선수를 깜짝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용진은 2022년 6월 SSG랜더스 선수들에게 신세계그룹 사원증과 명함을 나눠주면서 “신세계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사기를 북돋아주었다.
정용진의 야구단 운영은 다른 재벌 오너들과 비교해 두드러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용진은 야구단 운영에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용진은 2021년 1월 이마트를 통해 SK그룹으로부터 SSG랜더스의 전신인 SK와이번스 지분 100%와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을 1353억 원에 사들였다.
프로야구 리그의 침체와 막대한 구단 운영 비용, 코로나19 확산 등에 비추어 신세계그룹이 SSG랜더스 인수로 그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SSG랜더스 홈구장 입점, 다양한 브랜드의 협업 마케팅 등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얻었다.
정용진은 SSG랜더스의 우승을 축하하면서 고객 감사 이벤트로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한 ‘쓱세일’이라는 대형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쓱세일은 당초 이마트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매출의 140%를 넘는 매출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20조 원 규모 투자계획 내놔
신세계그룹은 2022년 5월26일 미래 신사업 발굴 등을 위해 5년 동안 2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 △자산 개발 △신규 사업 확대를 4대 테마로 삼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먼저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11조 원을 투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신규 출점과 기존점 경쟁력 확대를 위해 3조9천억 원을 투자하고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 등에 1조 원을 사용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스타필드수원과 스타필드창원, 스타필드청라 등 신규 점포 출점을 위해 2조2천억 원을 투자한다.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서는 모두 3조 원을 투자한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인수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향후 온라인 사업 주도권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물류센터 확대와 시스템 개발 등에 투자하고 신사업 개발 및 생산 설비 확대에도 나선다.
자산 개발을 위해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주도해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복합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5년 동안 4조 원을 투자한다.
신세계그룹은 화성 테마파크 사업이 약 70조 원에 이르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거두고 약 11만 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은 헬스케어와 콘텐츠 사업 등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끌 신규 사업 발굴에 2조 원을 투자해 그룹의 역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용진은 앞서 문재인 정부 때에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았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연평균 투자액이 1조 원 늘었다.
그는 2018년 6월 하남스타필드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3년 동안 연평균 3조 원을 투자하고 매년 1만 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정용진은 “신세계그룹과 협력업체의 성장뿐 아니라 우리 사회 소외계층까지 배려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사업모델과 시스템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 정용진 SSG랜더스 구단주가 2022년 1월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히어로즈를 이겨 최종 우승한 SSS랜더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신세계 유니버스’ 비전 제시
정용진은 2022년 1월3일 '신세계그룹 뉴스룸'을 통해 발표한 2022년 신년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제2의 월마트,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라고 밝혔다.
정용진은 이어 "온전한 '디지털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지난해(2021년) 이를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정용진이 언급한 디지털 피보팅은 디지털 역량을 미래사업의 중심축으로 삼는다는 표현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축으로 삼아왔지만 이제는 디지털을 더 중요한 축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정용진은 “올해 거래의 반은 온라인과 연관된 매출이 되어야 한다”며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태계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어 그룹의 콘텐츠와 자산을 모두 연결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은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신세계백화점이 지역마다 랜드마크를 만들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랜더스 구장을 만들려는 이유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라며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유일한 명제”라고 설명했다.
정용진은 "과거의 감과 느낌만으로 사업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고객의 데이터와 경험을 모아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도 했다.
정용진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빗나간다'는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이제는 실천이고 진정한 싸움의 시작이다. 고객을 머리로 이해하지 말고 심장으로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부캐(부캐릭터) 활용
정용진은 자신의 부캐(부캐릭터)인 '제이릴라'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이릴라는 영문자 J와 고릴라의 릴라를 합성한 말이다.
정용진은 제이릴라와 닮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정용진의 부캐로 받아들인다.
제이릴라는 2021년 4월 신세계그룹의 야구단인 인천 SSG랜더스의 홈 개막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제이릴라 상표권은 신세계푸드가 들고 있으며 2021년 8월에는 제이릴라가 명품 브랜드 구찌, 패션 브랜드 톰보이와 각각 협업한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정용진은 제이릴라를 상용화해 지식재산(IP) 사업에 나서고 있다.
그 첫단추로 신세계푸드는 2021년 11월4일 제이릴라를 활용해 베이커리 브랜드 ‘유니버스바이제이릴라’를 선보였다.
유니버스바이제이릴라는 서울 강남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입점했다. 유니버스바이제이릴라는 제이릴라가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에 와서 화성에서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스토리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제이릴라를 활용한 자전거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2년 2월18일 한정판 제품 판매 전문 플랫폼 디자인유나이티드를 통해 제이릴라와 미국 전기자전거 브랜드 슈퍼73이 협업한 커스텀 바이크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자전거는 전 세계에 단 2대만 한정 출시된다. 디자인유나이티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판매됐다.
이 자전거는 화성에서 온 제이릴라가 지구상의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 탈 것을 고민하던 중 환경과 멋을 모두 지킬 수 있는 전기자전거를 선택했다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정용진은 제이릴라를 활용하는 사업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는 앞으로 사업영역간 협업을 통해 제이릴라 활용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마트는 정용진의 별명인 '용지니어스(용진+천재)'도 2021년 3월 상표권으로 출원해뒀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 자신의 부캐릭터인 '제이릴라' 탈을 쓴 사람과 같이 촬영했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
△2021년에 여러 건의 인수합병 성사
정용진은 2021년에 여러 건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첫 시작은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인수였다.
이마트는 2021년 2월23일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야구단 지분 100%를 1천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K와이번스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인수에는 352억8천만 원을 투자했다.
2021년 4월에는 온라인 기반의 여성 패션 편집몰인 W컨셉 지분 100%를 2650억 원에 사들였다. 매입 주체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을 전담하는 SSG닷컴이었다.
2021년 7월에는 이마트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 원에 사들였다. 이는 신세계그룹 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스타벅스코리아 지분도 추가 취득했다. 기존에 이마트가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은 50%였는데 이마트가 2021년 9월 지분 17.5%를 추가로 사들여 스타벅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취득에 쓴 금액은 4742억5350만 원이다.
△네이버와 동맹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해 동맹을 맺고 협력을 확대했다.
정용진이 2021년 1월28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를 만나면서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과 한성숙 당시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배석했다.
신세계그룹은 약 두 달 뒤인 2021년 3월16일 네이버와 커머스,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진행했다. 이마트는 1500억 원, 신세계는 1천억 원 규모로 네이버와 지분을 교환했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맞교환했다.
신세계그룹은 이후 네이버의 라이브쇼핑 채널 진출, 이마트 장보기 채널 입점 등을 통해 네이버와 커머스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진행했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9년 11월21일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예정지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비전 선포식'에서 테마파크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용진의 ‘야심작’ 화성 국제테마파크 투자
신세계그룹의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정용진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정용진은 2019년 11월21일 경기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 현장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사업 역량을 쏟아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 아시아 랜드마크로서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조성해 국가 관광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오랜 기간 표류해왔다.
2007년 유니버설스튜디오가 테마파크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사업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추진된 이 사업은 2019년 2월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신세계그룹은 송산그린시티의 418만㎡ 부지에 총사업비 4조5693억 원을 투입해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테마파크와 호텔·쇼핑몰·골프장을 조성해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복합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용진은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을 프로젝트 전체에 도입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실질적으로 구현된 미래 복합 관광 클러스터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의 진행은 정용진의 애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처음에는 2021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신세계프라퍼티와 토지 주인인 수자원공사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2024년에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 국제테마파크에는 △쥬라기월드 등 네 가지 콘셉트의 놀이공원 △공룡알 화석지 △시화호 등 주변 경관을 활용한 테마파크(120만㎡) △1천 실 규모의 호텔 △쇼핑공간 등의 체류형 복합시설(116만㎡) △테마파크 노동자 등의 정주 여건 확보를 위한 공동주택과 공공시설(80만㎡)이 들어선다.
△이마트에 ‘첫 외부 출신’ 수장
강희석 대표 영입
신세계그룹은 2019년 10월21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대표이사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한 것은 1993년 이마트 창립 이후 처음이었다.
신세계그룹 출신 인재를 대표로 발탁하던 ‘순혈주의’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 그만큼 이마트에 변화의 필요성이 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강 대표가 영입된 것은 정용진과 친분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가 유통·소비재부문 파트너로 일하면서 정용진과 안면을 텄고 그 인연으로 이마트 수장에 발탁됐다는 것이다.
정용진은 1년 뒤인 2020년 10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을 총괄하는 SSG닷컴의 대표이사 자리도 강 대표에게 겸직시켰다. 오프라인을 담당하는 이마트와 온라인을 담당하는 SSG닷컴의 지휘권을 강 대표에게 맡긴 셈이다.
강 대표는 이마트 매장 구조조정과 부진한 신사업 철수 등 이마트의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체질 개선 과정에서 실적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군살을 빼는 효율화 작업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2022년 이마트 실적이 부진하자 정용진이 강 대표 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신세계그룹은 2022년 10월 말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이사에 유임됐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3년 10월1일 속초 신세계 영랑호 리조트에서 1년차 대졸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열린 '퓨처 리더스 캠프' 행사에 참석해 신입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
△남매경영
정용진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사업부문을 나눠 경영하고 있다.
정용진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마트, 편의점, 복합쇼핑몰 등의 사업을 맡고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 면세점 등의 사업을 맡고 있다.
2015년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남매 분리경영이 본격화했다.
2016년 4월 정용진은
정유경 부사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을 매입하고 자신이 들고 있던 신세계 지분을
정유경 부사장에게 매각했다. 이를 통해 분리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다.
이후 정용진은 이마트에서 스타필드, 이마트 트레이더스, 피코크, 노브랜드 등의 신사업을 추진했다.
정유경 부사장은 백화점 신규 출점과 증축, 면세점 사업 확대에 나섰다.
2020년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씩을 각각 정용진과 동생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증여하면서 남매경영 구도가 확실해졌다.
이를 통해 정용진은 지분율 18.56%로 이마트 최대주주가 됐고,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분율 18.56%로 신세계 최대주주가 됐다.
△경영수업
정용진은 2009년 12월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신세계 입사 이후 14년 만에 경영수업을 마치고 경영 전면에 나선 셈이다.
이명희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호했으나 정용진은 전문경영인에게 제안을 하는 형식으로 경영에 관여하는 등 경영참여 의지를 보였다.
이명희 회장은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회장이 그룹을 이끄는 동안 그룹의 미래를 대비해 공부를 하라고 정용진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희 회장은 유통 라이벌 롯데의
신동빈 회장이 일찍부터 일본 유통업계에서 선진 지식을 습득해온 것에 자극받아 정용진으로 하여금 일부러 해외출장을 자주 가게 했다고 전해진다.
이명희 회장은 엄한 교육방식으로 유명한데 정용진이 이혼으로 마음을 다잡지 못하자 눈이 내리는 한겨울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당시 개점을 앞두고 있던 서초구 양재점까지 뛰어서 출근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은 1995년 12월 신세계에 입사한 뒤 1996년 5월 일본으로 건너가 컴퓨터 소매유통 업체인 후지쓰에서 전자유통 업무 연수를 받았으며 이듬해 3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1997년 9월부터는 신세계백화점 본사 기획조정실에서 그룹총괄담당 상무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