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12-09 1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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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휴마시스가 소액주주와 기존 경영진의 갈등으로 이사회 구성이 대거 변경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최대주주인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는 회사 지분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못해 경영권 유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 휴마시스가 내년 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소액주주측 이사 후보의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내년 2월28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다. 임시주주총회에는 이사 선임 등 소액주주가 제안한 의안이 상정된다.
소액주주들이 내세운 이사 후보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6명이다. 감사 1명도 후보로 올렸다. 모두 신규 선임이다.
기존 휴마시스 이사회는 차정학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 소집은 휴마시스 사측이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수단이라는 게 소액주주 측의 주장이다.
앞서 소액주주 측 대표자들은 10월18일 경영 참여 목적의 지분 보유를 신고한 직후 휴마시스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부정적으로 답변하자 11월3일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 심문기일은 12월13일이다.
소액주주 단체인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은 9일 네이버 카페를 통해 “현 이사회는 우리와 소통해 내년 2월 말 임시주주총회를 결정한 게 아니다”며 “사측이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주지 않겠다고 답변하고 7주가 지난 지금에야 임시주총을 2월에 개최한다고 공시한 것은 ‘백기사’ 확보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모임은 “사측은 2월28일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어 그들의 이사회 후보들도 입회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제 표대결로 가는 것이 확정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휴마시스 사측과 소액주주 측은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무상증자를 비롯한 주주친화정책과 전자투표제 도입, 사측의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정관 신설 등을 두고 갈등을 벌여왔다. 갈등은 이제 본격적인 경영권 다툼으로 번져가고 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측과 사측이 벌이는 힘 싸움의 균형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는 10월14일 열렸던 임시주주총회에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사측이 내세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모든 안건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공식적으로 경영 참여 의사를 드러낸 소액주주 대표자들의 지분은 모두 5.45%에 그친다. 하지만 10월 임시주주총회 결과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소액주주 지분이 함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차 대표가 소액주주들에 맞설 만큼 충분한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안갯속이다.
현재 차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은 모두 7.65%에 불과하다. 내년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측 인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 경우 이사회 구성에서 소액주주 측이 사측을 압도하게 돼 사실상 휴마시스 경영을 좌우하게 된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은 “주가 안정화, 정상화를 위해 추가 안건들을 상정할 것이고 이사회 진입이 된다면 이후 신사업 등을 검토할 것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표대결에서 이겨야 가능하다”며 “지난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했던 정신과 기조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