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은 아들에게 중학교 때까지 슈팅 연습을 시키지 않고 오랫동안 기본기를 훈련시켰다. 사진은 손웅정 감독과 손흥민 선수. <수오서재> |
[비즈니스포스트] 월드컵 시즌이다.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은 손흥민 선수가 있어 기대된다.
마침 사단법인 '도전과 나눔'이 진행한 최근 포럼에서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감독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손흥민 선수를 키우면서 가진 인생관, 교육관, 코칭 스토리 등을 들었다.
손 감독이 손흥민 선수를 키우면서 반복했던 메시지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손 감독은 인생의 기본, 업의 본질에 대해 너무나 분명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주요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네 행복이 먼저다." 손 감독은 아들이 축구장에 나갈 때마다 이 말을 해 주었다. 손 감독은 아들이 축구를 통해 행복을 찾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축구에 행복이 있었기에 잠 자기 전까지 연구했고, 메모하고, 다음날 실행했다. 행복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그것과 관계없는 것은 단절했고, 거절했다.
손 감독은 축구를 통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아들에게 세 번을 물었다. "축구를 정말 하고 싶은가?" "정말 하고 싶은가?"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손 감독은 아들이 정말 축구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 감독 부자에게 축구는 삶의 일부분이었다. 성과에 대하여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었다. 성공으로 가는 길에는 온갖 시행착오가 있다.
손흥민 선수가 지난 시즌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된 이후에 이번 시즌 8게임 연속으로 골을 못 넣었다. 손 감독은 이것도 하나의 과정으로 봤다.
"실패나 실수를 의식하지 마라. 그 뒤에 기회의 신이 있다. 전성기라는 것은 내려가라는 신호이다. 아름답게 내려올 준비를 해야 한다." 손 감독은 아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손 감독은 아들에게 오랫동안 기본기를 시켰다. 중학교 때까지도 슈팅 연습을 안 시켰다. 그 전에 더 중요한 기본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이 없다.
전쟁터에서 어떠한 각도에서든지 총을 쏠 줄 알아야 이긴다. 손흥민 선수가 상대방 골대의 빈 구석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이런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손 감독은 오른발잡이 아들에게 왼발사용을 능수능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차는 것도 왼발부터, 양말 싣는 것도 왼발부터, 바지 끼울 때도 왼발부터 하게 했다. 손 선수는 지금은 왼발이 더 편한 상태이다.
우리는 손 선수가 상대방의 골 앞에서 혼전이 벌어질 때 골대의 빈틈으로 골을 넣은 모습에 환호한다. 이렇게 정확하게 찔러 넣을 수 있던 이유는 기본기와 이를 4~5단계의 연습을 통해 몸에 익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결과를 바꾸려면 원인을 바꾸라고 했다. 손 감독의 코치방법은 완전한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은 완전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이고 터득하는 데 5년이 걸린다.
하지만 4~5년을 기다리는 부모들은 잘 없다. 기본기를 익히는 과정이 지루하다. 결국 루틴의 끊임없는 반복이 명품을 만든다. 노력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속도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노력할수록 속도가 붙는다. 기본기가 잘 되어 있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이긴다.
손 감독은 요즘 축구하는 아이들이 나이에 비하여 몸이 너무 늙었다고 우려했다. 어려서 성적에 노출되어 피기도 전에 꺾이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우연히 찾아오는 성공은 끊임없이 간절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지름길이 가장 먼 길이 될 수 있다. 가장 멀다고 한 길이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사람이 힘 빼고, 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기본기를 닦는 사람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시합에서 빈 골대 앞에서 상대방 선수가 쓰러져 있으면 멀리 차 내고 사람부터 일으키라고 했다. 손흥민 선수가 이타적이라는 칭찬을 받는 이유는 이런 태도들이 몸에 배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이름이 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명성은 잠시 빌려 입은 비단옷이다. 인생은 휜 말을 타고 달리며 쏜살같이 지나간다.
오늘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내일로 미뤄선 안 된다. 돈 벌기 위해서 삶의 진로를 선택하지 마라. 가장 적게 벌더라도 행복한 일을 찾아야 한다.
손 감독은 개인적으로 죽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 찰나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손 감독은 후배를 키우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죽을 때 나누고 베푸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할 것 같다고 했다.
손 감독은 다른 축구선수들은 빌딩을 사지만 우리는 축구장을 산다고 했다. 사람을 키워내기 위해서다. 손 감독은 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되었을 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말해 주었다. 기쁜 티를 안 냈다. 물병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사람이 멀리 보지 않으면 근심이 생긴다.
손 감독은 독서에 철저했다. 집에 불이 나면 독서 노트를 먼저 가지고 나온다고 한다. 물건을 사면 사용안내서가 있듯이 인생의 안내서는 책이다.
책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다. 책 속에 스승, 여행, 궁궐 등 모든 것이 있다. 책을 읽으면 영화를 누렸지 망하는 법이 없다. 책이 떨어지면 곡식이 떨어진 것 같다. 책을 사서 집에 가져오면 마음이 풍성하다.
손웅정 감독은 행복한 일을 찾을 것, 이를 위해서 기본을 철저히 습득할 것, 사람을 귀하게 여길 것, 독서에 문제해결의 비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인생뿐 아니라 기업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지역유니콘 기업도 바로 이러한 원칙을 철저히 실행할 때 만들어진다. 이제 스타트업에서도 기본기로 잘 다져진 손흥민 선수를 볼 때가 왔다. 아시아비즈니스동맹 의장 이경만
이경만 의장은 행정고시 38회에 합격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과장, 국장, OECD 한국센터 경쟁정책본부장,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혁신기업 지원, 지역균형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