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11-23 11: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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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팜이 개발한 표적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을 치료하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번 희귀의약품 지정은 SK바이오팜의 신시장 개척 의지를 상징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 경쟁력을 쌓은 뒤 뇌종양 등 새로운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 SK바이오팜이 개발한 항암제가 미국 FDA로부터 교모세포종 치료용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현지시각 22일 FDA는 SK바이오팜의 표적항암제 ‘SKL27969’를 교모세포종 치료용 희귀의약품으로 승인했다. SK바이오팜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승인을 획득했다.
SKL27969는 암세포에 과발현되는 효소인 PRMT5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으로 병을 치료한다. 다른 약물과 비교해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뛰어나다는 것이 특징이다.
뇌혈관장벽은 이물질이 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교모세포종처럼 뇌에서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이 뇌혈관장벽 너머까지 침투할 수 있어야 한다.
SKL27969는 또 뇌종양 이외에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도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팜은 11월 신경종양학회 저널(Neuro-Oncolog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SKL27969는 뇌 침투용으로 설계된 선택적이고 강력한 PRMT5 억제제”라며 “동물모델에서 교모세포종,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유방암(TNBC)에 대한 강력한 종양 성장 억제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SKL27969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은 이런 약물 경쟁력을 인정받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병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개발사는 임상시험 승인 및 허가기간 단축,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비용 면제, 세금감면, 허가 취득 후 7년 동안 시장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SK바이오팜은 희귀의약품 지정을 계기로 SKL27969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L27969를 뇌종양 및 뇌전이암 대상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약물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FDA로부터 SKL27969의 임상1/2상을 승인받았다.
FDA뿐 아니라 국내 당국에서도 SKL27969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11월 SKL27969를 범부처 연구개발사업인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SKL2796의 임상1상 및 비임상 연구를 2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SKL27969는 SK바이오팜의 후보물질 폭이 다양한 질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주요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암종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어서다.
SK바이오팜은 앞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을 상용화했다. 모두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이런 중추신경계 약물 개발 역량은 다른 질환에도 적용되고 있다. 현재 희귀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의 임상3상,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 ‘렐레노프라이드’의 임상2상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밖에 조현병 치료제 ‘SKL20540’, 집중력 장애 치료제 ‘SKL13865’, 조울증 치료제 ‘SKL-PSY’도 임상1상 단계에 올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