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 뒤 플랫폼 독과점에 칼 빼들어
한기정은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독과점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10월21일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경쟁 촉진 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0월15일 오후 3시19분경 SK 판교데이터센터 지하 3층에 있는 전기실 내 무정전전원장치(UPS)에서 화재가 발생해 8시간이 지난 오후 11시46분경 진압됐다.
이 화재로 판교데이터센터 내 카카오 서버 대부분에 장애가 발생해 다음날 오전 7시24분에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발신 기능 일부만 복구되고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인 상태가 약 5일 동안 지속됐다.
한기정은 2022년 10월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점화가 카카오 사태에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며 “경쟁 압력이 적은 독과점 상태에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독과점 지위 남용과 관련한 심사지침을 매출액뿐 아니라 이용자 수, 트래픽을 모두 고려하는 내용으로 마련하고 있고, 2022년 안에 제정을 마칠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제정될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은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시장 획정, 시장지배력 평가 기준 등을 제시하고 대표적 위반행위 유형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예시하게 된다.
공정위는 또 거대 플랫폼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기준’도 개정한다. 그동안 대부분 ‘간이심사’로 처리되던 플랫폼 기업 이종혼합형 기업결합을 원칙적 ‘일반심사’ 대상으로 전환해 심사를 강화한다.
여러 서비스를 상호 연계해 복합적 지배력을 강화하는 플랫폼 고유 특성 등을 경쟁제한성 판단의 고려요소에 추가한다. 2022년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2023년 초 관련 법 개정에 착수해 신속히 법 개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밖에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반칙 행위, 편법적 지배력 유지·강화 행위 등에는 법을 엄정히 집행해 플랫폼 시장의 유효경쟁을 높여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자사 서비스를 경쟁사업자와 비교해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대기업집단 시책 위반 행위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9월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윤석열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
한기정은
윤석열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됐다.
한기정은 2022년 9월16일 취임사에서 “혁신 경쟁을 촉진하는 경쟁 주창자이자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시장의 규칙을 지키는 엄정한 법 집행자 등 공정위에 부여된 역할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선난후획(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성과는 나중에 나눈다)의 마음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기정의 취임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130일 만에 수장 공백 상태에서 벗어났다.
전임자인
조성욱 위원장은 2022년 9월8일 3년 임기를 채우고 퇴임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부터 사의를 표명하고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한기정은 취임 뒤 40일 만인 2022년 10월26일 처음으로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한국타이어 그룹 계열회사들의 부당지원 행위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 행위 관련 사건을 심의했다.
공정위는 9명의 위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원회의 또는 위원 3인으로 구성되는 소회의에서 공정거래 법규 위반 사건에 대해 심의·의결한다.
한기정은 앞서 2022년 8월18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사유에서 한기정을 두고 “교수 재직 중 상법, 경제법, 보험계약법, 금융소비자법 등 기업 활동과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분야를 강의하며 시장 생태계를 심도 있게 연구하는 등 학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 등 법치행정 전문가로서의 경험이 공정위 법 집행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위에 대한 시장 신뢰를 제고하는 데 공헌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기자 2022년 9월15일까지를 기한으로 다시 송부 요청을 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가 지속되면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자 윤 대통령은 한기정의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상법과 보험업 전문 법학자
한기정은 학계에서 상법, 경제법, 보험계약법, 금융소비자법 등 기업 활동과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전문성을 지닌 법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해당 분야를 강의하면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하는 등 시장 생태계를 심도 깊게 연구했다. 한국상사법학회, 한국비교사법학회, 한국보험법학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학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서 신망을 얻었다.
정부 기관 위원으로도 여러 차례 일한 경험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법률자문단,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금융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원활한 시장진입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방향을 정부에 제언하기도 했다.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및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법치행정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보험연구원장 시절에는 보험부채시가평가 연착륙 방안, 비급여의료비 관리, 보험업법 개정, 자율주행 시대 보험제도, 사적연금 활성화, 해외진출·핀테크·헬스케어·신종위험 등 6대 핵심 사안에 연구원의 역량을 집중하면서 연구원의 위상을 금융연구원(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증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힘을 썼다.
2021년부터 제10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맡아 변호사 다양성 확대와 시험 합격률 제고를 주장했다. 20대 대선 국면에서 사법시험 부활 얘기가 나오자 강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