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울지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두며 2분기 실적 부진을 씻어냈다. 4분기에도 이런 흐름을 이어간다면 백 사장은 취임 첫해 대우건설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써낼 수 있다.
▲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해에 영업이익 신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
28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이 4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문정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면서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수 있는 요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7조2109억 원, 영업이익 5132억 원, 순이익 3964억 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7383억 원을 거뒀다. 올해 4분기에 225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백 사장은 취임 첫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2조5205억 원, 영업이익 2055억 원, 순이익 1743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83%, 순이익은 95% 각각 늘었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대우건설이 올해 3분기에 매출 2조4천억 원, 영업이익 1500억 원, 순이익 1천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런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37% 더 잘나온 셈이다.
최근 증권업계는 원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대형건설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꾸준히 내려 잡았다. 실제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경쟁사들 가운데 대우건설만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물론 대우건설도 원자재값 상승 여파를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했다.
핵심사업인 주택건축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은 11.8%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16.7%)와 비교해 4.9%포인트 떨어졌다. 그래도 전분기(6.8%)보다는 5%포인트 올랐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2분기에 원자재값, 외주비, 노무비 급등으로 인한 주택건축부문 원가율 상승분을 보수적, 선제적으로 반영했다”며 “이에 3분기 이후 안정적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사업 이익률이 하락했지만 토목사업과 플랜트사업부문의 이익률이 많이 좋아졌다. 대우건설의 전체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사실 이쪽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대우건설의 토목사업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5.2%로 직전 분기(11.7%)와 지난해 3분기(-11.3%)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플랜트사업분야 매출총이익률도 직전 분기(11.9%), 전년 같은 기간(-1.2%)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을 보였다.
이런 변화는 이라크 알 포(Al Faw) 항만공사,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등의 해외 현장 매출이 본격화하면서 비주택사업의 이익률이 개선됐기에 가능했다.
이에 전체 매출총이익률은 12.2%를 보였고 여기서 판매관리비를 제외해 산출되는 영업이익률은 8.15%로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이날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은 현대건설 2.68%, GS건설 4.2%, DL이앤씨 6.3% 등이다.
백정완 사장은 취임 첫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집중했는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은 원가율 개선 노력과 함께 베트남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거점국가 중심으로 경쟁력 우위의 전략공종을 타깃으로 한 수주 전략 등 올해 수익성 경영전략을 펼쳐왔다. 핵심사업인 국내 주택사업의 원가율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세웠던 매출 및 수주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10조 원, 신규수주 12조2천억 원(국내 10조1천억 원, 해외 2조1천억 원)을 제시했다.
증권업계는 대우건설이 4분기 매출 2조9천억 원 수준을 거둬 올해 매출 10조 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3분기까지 누적 신규수주 11조415억 원을 거둬 목표치의 90.5%(국내 96.3%, 해외 62.5%)를 달성했다. 구체적 신규수주 규모는 국내 9조7296억 원, 해외 1조3119억 원이다.
한편 백 사장은 중흥그룹에서 요구하고 있는 재무건전성 강화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3분기 기준 부채비율 200.3%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247.6%였는데 올해 1분기 225.2%, 2분기 210.7% 등으로 꾸준히 개선돼 왔다.
다만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연초 2만9천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목표를 2만160세대로 낮춰 잡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모든 사업 분야의 매출 성장세가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수주 목표는 계약 대기물량과 토목사업분야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를 확정하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