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실적 회복
LF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 등으로 2020년 실적이 뒷걸음질했으나 2021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LF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첫해인 2021년 연결기준 매출 1조7931억 원, 영업이익 1588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11.3% 늘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했고, 영업이익은 106.1%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주요 패션 기업인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등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둘 다에서 앞서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다졌다.
LF는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9750억 원, 영업이익 1038억 원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32.1% 늘어났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예고하는 실적이다.
LF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가 살아나는 리오프닝 효과로 패션 브랜드들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대표 브랜드인 닥스와 헤지스가 리뉴얼되면서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LF는 2022년 하반기에 스포츠 브랜드 리복을 중심으로 질스튜어트 등 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의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LF네트웍스와 고려조경 통한 지배력 강화
구본걸을 비롯한 LF그룹 오너일가는 가족회사인 LF네트웍스를 통해 LF에 대한 지배력을 공동으로 키워오다 2022년 그 역할을 고려디앤엘(구 고려조경)에 이관했다.
LF네트웍스는 구본걸(15.64%), 구본순(13.12%), 구본진(10.83%) 등 오너일가가 회사 보유 자사주(22.23%)를 제외한 지분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한 고려조경은 자사주만큼 기존주주 지배력이 확대돼 구본걸의 지분이 20.11%로 늘었다.
LF네트웍스는 2010년 고려조경을 분할했다가 2013년 흡수합병했다. 2022년 7월 다시 고려조경을 인적분할한 뒤 3개월 만에 그 회사 이름을 고려디앤엘로 변경했다.
고려조경은 LF네트웍스와 서울 역삼동 사무실을 함께 쓰다가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 신사동으로 이전했다. 대표이사도 김기준에서 조영철로 변경됐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7월 LF네트웍스가 보유한 LF 주식 180만6천 주를 모두 이전받았으며 2022년 10월 LF 주식 6만4567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지분을 6.40%까지 늘렸다.
고려디앤엘은 구본걸(19.11%), 구본순(8.55%)에 이어 LF 3대주주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고려디엔엘이 경영권 2세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구본걸의 동생인 구본진이 회사 분할과 함께 LF네트웍스 대표이사에 올라 5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점을 들어 계열분리를 예상하는 말도 나온다.
△LF 대표이사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구본걸은 2021년 3월 LF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06년 11월 처음 대표이사에 오른 지 14년4개월 만이다.
구본걸은 LF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F는 기존 대표이사인 오규식 부회장에 더해 김상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2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김상균 부사장은 2021년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규식 부회장이 LF의 전반적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e커머스 및 미래사업을 책임지고 김상균 사장이 패션사업을 맡고 있다. 둘의 임기는 각각 2024년 3월과 2025년 3월까지다.
LF는 2021년 7월 최고경영자 후보를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추천위원회는 이사회 의장인 구본걸과 의장이 지명하는 사내이사 및 미등기 임원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후보는 LF의 사내이사와 미등기 임원, 또는 관련 업계에서 10년 이상 임원 이상 직급을 수행한 사람 중에서 뽑아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 절차는 CEO 임기가 끝나기 60일 전에 시작돼 30일 전에 끝난다. 이는 CEO 임기 만료 후 공백을 에방하기 위한 것이다.
△인수합병 통한 사업 다각화로 생활문화 기업 향한 발걸음
LF는 패션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기업이지만 식음료, 리빙, 화장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패션부문이 2010년대 들어 성장 정체가 뚜렷해지는 만큼 그 비중을 줄여 종합 생활문화 기업으로 변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내 패션시장 성장률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대에 그치다가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까지 곤두박질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구본걸은 이전에도 라이프스타일 전문 채널 동아TV, 패션 전문 온라인 기업 트라이씨클 등을 인수했으나 인수합병 시장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2017년부터다.
2017년 3월 제1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텔업, 관광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오락과 문화 및 운동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외식, 화장품, 호텔 등 신사업으로 보폭을 적극 넓혔다.
2017년에 한 해에만 6건의 인수·합병(M&A)을 했는데 식자재 유통업체만 3곳이었다.
LF는 주류업체 ‘인덜지’ 지분 53%를 62억 원에 사들였고, 일본 식자재 업체 모노링크 지분 100%를 300억 원대에 매입했다. 인덜지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등을 국내에 독점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다.
유럽 식자재 업체인 구르메(구르메F&B코리아) 지분 71.69%도 360억 원에 인수했다. 구르메F&B코리아는 치즈, 유제품, 캐비어, 푸와그라 등 식품 수입판매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이다.
구르메 인수는 중장기적으로 외식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LF는 2007년 LF푸드를 100% 자회사로 설립해 식품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들 기업 인수는 식품 사업에서 중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 화장품 사업도 추진했다. 서울 청담동에 프랑스 화장품 ‘불리 1803’ 매장을 운영하고 네덜란드 화장품 ‘그린랜드’의 독점 사업권을 획득해 LF의 편집숍인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판매했다.
2018년 9월 첫 자체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맨 스켄케어 룰429를 출시했고, 2019년 10월에는 여성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 코스메틱을 출범시켰다.
2019년 3월에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부동산업으로 넓혔다. 2019년 7월에는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하우스 이에르로르코리아를 인수했다.
2022년에는 110억 원을 출자해 벤처캐피털 LF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에서 13년 이상 경력을 지닌 조동건 전 디티앤인베스트 부사장이 대표를 맡았다.
△패션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
LF가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패션사업은 LF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매출이 2010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2013년 1조4860억 원, 2014년 1조4601억 원, 2015년 1조5710억 원으로 정체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악성 재고 등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2012년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정리하고 일부 브랜드를 접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2016년에는 여성복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일꼬르소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효율성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스포츠의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상반기에 질스튜어트스포츠를 선보였으며 2019년에는 오랫동안 효자 노릇을 하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매장도 철수했다.
LF는 대신 닥스와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 패션 브랜드를 집중 육성했으며 던스트, 챔피온, 더블플래그 등 MZ세대(1980년대~2010년대 출생자) 소비자를 겨냥한 스트리트패션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2019년 ‘헤지스’ 론칭 20주년에 맞춰 아시아 진출과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로 김훈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김훈은 미국 뉴욕주립 패션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어반아웃피터스, 폴로,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칼라거펠트 등의 브랜드 디자인에 관여했다.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브랜딩 작업에서 명성이 높다.
영입된 후 헤지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멘스, 레이디스, 골프, 액세서리, 키즈 등 5개 라인이 하나의 DNA를 갖고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8년에는 서울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를 조성했다. 스페이스H는 헤지스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스페이스H 전용 라인 피즈 제품을 판매하면서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 자유롭게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매월 특색 있는 작가를 초청해 책과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외진출에도 꾸준히 도전해왔다. 2007년 중국 바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2021년까지 중국에서 대도시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470여 개 점포망이 만들어졌다.
2013년에는 대만 먼신가먼트그룹과 손잡고 30개 매장을 확보했으며 2015년에는 중국 지아만 사와 헤지스키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2017년에는 베트남에 진출해 멘스, 레이디스, 골프 등의 라인을 선보였다. 2017년 프랑스 파리에 임시매장을 내기도 했다.
2021년에는 동남아시아 대표 온라인몰 쇼피에 입점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고객들에게 헤지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LG그룹 계열분리 및 회사 이름 변경
2014년 4월 LG패션이 회사 이름을 LF로 바꿨다. LF는 ‘Life in Future’의 약자다.
이로써 2007년 LG상사에서 계열분리한 지 7년 만에 LG그룹과의 관계를 끝냈다. 그때까지 매년 매출의 0.14%를 브랜드 사용료로 LG그룹에 내왔다.
회사 이름에서 ‘패션’이라는 단어를 빼 단지 패션 기업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구본걸은 2006년 11월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LG그룹에서 LG패션을 계열분리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LG패션은 LG상사의 패션사업부문이었다.
2006년 12월 LG패션은 LG상사의 대주주 사이 지분 이동을 통해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구본걸은 분사에 발맞춰 밀라노와 파리에 지사를 설립해 해외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고, 2007년에는 헤지스가 중국에 진출해 해외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LG패션의 글로벌 기업 초석 닦아
구본걸은 2004년 LG상사 패션&어패럴(이후 LG패션)부문장(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으면서 패션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라푸마(아웃도어), 헤지스, 모그(여성) 등을 내놓으며 LG패션의 상품군을 남성 패션뿐 아니라 여성 패션과 아웃도어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패션은 당시 중장년층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었는데 여성과 젊은층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후 대상 고객별 브랜드가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LG패션의 경쟁력이 강화됐다.
구본걸이 자리를 옮긴 뒤 2006년 12월 계열분리되기 전까지 3년간은 LG패션이 가장 크게 변화한 시기로 꼽힌다.
△LF가 걸어온 길
LF는 1974년 출범한 반도상사(구 락희산업)의 패션사업부(반도패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반도패션은 일본 도쿄스타일과 기술제휴를 맺은 뒤 1975년부터 신사복과 액세서리, 캐주얼 패션을 내놨다.
이후 1980년대에는 조다쉬, 닥스 등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운영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타운젠트와 티피코시 등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반도상사는 회사 이름을 1984년 럭키금성상사로 바꿨다가 1995년 LG상사로 다시 바꿨다.
이에 따라 반도패션은 1995년 LG반도패션, 1996년 LG패션으로 바뀌었다.
2004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인 구본걸이 LG상사 패션부문장을 맡았다.
LG상사 패션부문은 2006년 지분교환 등을 통해 LG상사에서 인적분할됐다.
201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돼 LF로 이름을 변경했다.
LF의 지분구조를 보면 구본걸 등 특수관계인이 45.87%를 쥐고 있다. 최대주주는 구본걸(19.11%)이다. 주요 주주로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8.55%), 구본진 전 LF 부회장(5.84%), LF네트웍스(4.31%) 등이 있다.
이들은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후손이고, LF네트웍스는 이들 소유의 가족회사다.
자회사로는 LF푸드, LF패션(유통회사), LF코프, 라푸마코리아, 코람코자산신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