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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현장소장형 오너경영인, 친환경 신사업 적극 육성 [2022년]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10-1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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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최윤범은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노진수 경영관리총괄 사장, 백순흠 온산제련소장 부사장과 함께 3인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아버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후 고려아연의 사업영역을 기존 주력인 아연사업에서 2차전지소재 등 신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1975년 3월17일 최창걸 명예회장과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2남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애머스트대 수학과와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 이사로 고려아연 경영에 참여했다.

고려아연 페루 광산개발 현지법인을 시작으로 호주 아연제련소 등 해외법인에서 근무하다 2019년 각자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사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아 일찍부터 이 분야 사업을 고려아연의 신사업으로 점찍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임직원과 소통에 적극적이며 현장을 중시한다.

경영활동의 공과


△국내 기업들과 신사업 동맹 강화
최윤범이 수소와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분야에서 국내 대기업들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미국 계열사인 한화H2에너지USA가 2022년 8월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를 4700억 원에 인수했다. 한화H2에너지USA는 미국에서 한화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으며 한화임팩트의 100% 자회사다.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은 이와 함께 신재생·수소에너지 분야의 기술제휴, 교차투자, 공동투자 등에 관한 사업제휴 계약도 체결했다.

고려아연은 한화그룹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케이잼의 동박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한다. 이를 통해 케이잼의 동박 생산능력을 2022년 8월 1만3천 톤에서 2027년까지 6만 톤으로 확대한다.

고려아연은 호주 내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사업에도 투자하고 한화그룹은 고려아연의 호주 내 신재생 발전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호주의 발전 및 전력판매 시장과 수소·암모니아 시장,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시장에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동맹과 지분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최윤범 사이의 긴밀한 교감을 바탕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과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는 2022년 9월21일 한화임팩트, SK가스 등과 ‘한국·호주 수소 컨소시엄’을 출범시키면서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간 100만t 이상의 그린 암모니아를 호주에서 한국으로 들여올 수 있는 공급망을 2023년까지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아크에너지는 디젤 연료를 수소 연료로 대체하기 위한 'SunHQ'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를 바탕으로 호주 노스퀸즐랜드 재생에너지 구역에 최대 발전용량 3천 MW(메가와트)를 갖춘 19만m² 규모의 콜린스빌 그린 에너지 허브를 조성해 대규모 그린 수소 및 그린 암모니아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세계 굴지의 배터리 기업인 LG화학과 협력하고 있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는 LG화학과 2022년 5월31일 고려아연 본사에서 리사이클·전구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재료로 양극재 재료비의 70%를 차지한다.

합작법인 이름은 ‘한국전구체주식회사’이며 지분은 켐코 51%, LG화학 49%다.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 안에 LG화학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전구체 전용 라인을 구축한다.

이 회사는 2024년까지 모두 2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2만 톤 이상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22년 7월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4년 2분기부터 제품을 양산한다.

합작법인은 켐코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메탈뿐만 아니라 폐기물인 스크랩과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메탈도 함께 활용해 전구체를 생산한다. 리사이클 공정은 건식과 습식을 결합해 기존 공정 대비 메탈 회수율을 극대화한다.

이와 함께 폐수 재활용을 포함해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적 공정을 채택하기로 했다.
[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 고려아연 실적.
△신사업 강화를 위해 적극적 인수합병
최윤범은 자신이 비전으로 제시한 ‘트로이카(삼두마차) 드라이브’를 실현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 회사 지분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삼두마차는 2차전지 소재와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등 3가지 사업으로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동력을 뜻한다.

고려아연은 2022년 7월11일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홀딩스를 통해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홀딩스’ 지분 73%를 4324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그니오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소비 국가인 미국에서 전자폐기물을 수거 후 파쇄하며 추출한 중간재를 판매하는 도시광산 기업으로 저품위 전자폐기물에서 동, 금, 은, 팔라듐 같은 유가 금속으로 제련될 수 있는 중간재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최윤범이 제시한 ‘삼두마차’ 중 자원순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2022년 6월27일 자회사 징크옥사이드코퍼레이션을 통해 국내 제강분진 재활용 업체인 글로벌스틸더스트코리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징크옥사이드코퍼레이션은 철강업체의 전기로에서 발생하는 제강분진을 활용해 조산화아연을 생산하고 있다. 조산화아연은 아연 정광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다.

징크옥사이드코퍼레이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스틸더스트코리아가 보유한 연간 11만 톤 규모 이상의 제강분진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징크옥사이드코퍼레이션은 순천 소재 제강분진 재활용 회사 지에스디케이(GSDK)도 인수했다.

고려아연은 2022년 9월 징크옥사이드코퍼레이션과 지에스디케이의 회사이름을 각각 스틸싸이클과 스틸싸이클에스씨로 바꾸고 스틸싸이클 대표이사에 최윤범의 사촌인 최민석씨를 선임했다.

고려아연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해 2021년 2월 풍력발전 손자회사 아크에너지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4억2천만 호주달러(약 3665억 원)를 들여 호주 신재생에너지 업체 에퓨런 지분 100%를 취득했다.

에퓨런은 호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독보적인 업체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및 인허가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설계·구매·시공(EPC)부터 운영성과 모니터링과 운영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8월5일 이사회를 열고 동박 제조 계열사 케이잼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7365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이 2020년 설립한 자회사 케이잼은 2022년 8월 기준으로 연간 1만3천 톤 규모의 전해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케이잼의 생산능력은 2025년까지 3만 톤, 2027년까지 6만 톤으로 확대된다.

△수소사업 확대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최윤범은 수소사업 확대를 위해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윤범은 2022년 5월17일부터 이틀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총회 및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 활성화 방안 및 그린수소 운송 등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스페인 정부와 함께 이번 행사를 연 ‘GH2’는 호주의 대표 철광석 기업인 포테스큐메탈스그룹의 앤드류 포레스트 회장이 설립하고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비영리 국제단체다.

최윤범도 2021년부터 이 단체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행사에서 수소시대 도래에 발맞춰 2050년까지 100% 그린 징크를 생산한다는 장기 비전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썬메탈(SMC)과 아크에너지를 통해 약 1조 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윤범은 “그린수소는 탄소 발자국을 감축하기 어려운 산업 분야의 탈탄소화를 이끄는 진정한 녹색 솔루션”이라며 “고려아연은 2023년 1분기에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고려아연은 민간 기업들의 수소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삼성물산과 함께 단일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등 3개 그룹 주도로 설립된 국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 협의체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회원사간 수소사업 협력 △수소 관련 투자 촉진을 위한 글로벌 투자자 초청 인베스터 데이 개최 △해외 수소 기술 및 파트너 공동 발굴 △수소 관련 정책 제안 및 글로벌 수소 아젠다 주도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등 3개 그룹을 포함해 모두 15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신사업 위해 조직문화 개편과 외부인재 적극 영입
최윤범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외부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4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기존 연공주의 인사·조직 체계를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개편했다.

전무 이하 임원 직급을 ‘담당’으로 통합하고 직원 직급을 ‘사원(A·B)-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선임-책임-수석’ 3단계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인수·합병(M&A) 전담 임원으로 외부에서 만 37세의 함경우 담당을 영입했다. 함 담당은 GS에너지 출신이자 1985년생으로 고려아연의 최연소 임원 기록을 새로 썼다.

고려아연은 2022년 9월 신설된 지속가능경영본부장 부사장 자리에 김기준 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영입했다. 김기준 부사장은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에너지 협력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에서 에너지정책국장을 지낸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이 외에 2021년 7월 고려아연 신소재사업본부를 설립하고 본부장에 장사범 전 SK바이오랜드 부사장을 영입했다. 장사범 본부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산업자원부 서기관으로 일하다 SK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겨 SK바이오랜드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영업이익 1조 돌파하여 역대 최고 실적
고려아연은 2021년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고려아연은 2022년 2월7일 공시를 통해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9768억 원, 영업이익 1조961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31.6%, 영업이익은 22.1% 증가했다.

이는 고려아연이 1974년 창업된 이후 최대 실적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에너지 수급난으로 유럽과 중국의 아연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였지만 고려아연은 안정적으로 생산을 유지하면서 최대 실적을 거뒀다”며 “이와 함께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설립 등 공정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이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윤범이 경영을 맡은 이후 진행한 경영 효율화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윤범은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20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상반기에 매출 5조5126억 원, 영업이익 6659억 원을 거뒀다.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20.47%, 영업이익은 22.63% 증가했다.

2분기만 보면 연결기준 매출 2조518억 원, 영업이익 3480억 원을 냈다. 2021년 2분기보다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55.5% 늘었다.

고려아연이 분기 기준으로 3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G경영 강화
최윤범은 고려아연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2월22일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첫 회의를 시작으로 ESG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2021년 말 발족됐으며 ESG경영과 관련한 전문적 자문 및 감독을 하는 기구다.

고려아연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조달청장 출신인 정무경 위원장을 포함한 사외이사들과 사내 에너지, 환경, 안전, 기획, 준법 담당 임원들로 구성돼 있다.

고려아연은 2021년 말 지속가능경영본부도 설치해 ESG경영 계획 수립 및 실행을 담당하도록 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첫 회의는 본사와 온산제련소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

위원회는 회의에서 RE100(100% 재생에너지 전환) 추진 방안, 지속가능경영 운영 개선 방안,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내부 공감대 형성 방안,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계획, 국내외 ESG 평가 대응 방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고려아연 자회사인 호주 썬메탈(SMC)은 세계 대형 제련소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썬메탈은 2020년 12월23일 RE100에 합류하면서 2040년까지 제련소 필요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가 활용된 청정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윤범은 2019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을 때부터 그린정책을 그룹의 장기적 비전으로 구상하고 탄소중립 및 신재생에너지원 개발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다만 안전경영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려아연은 2021년 7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반복적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을 이유로 등급이 B+에서 B로 하락했다.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르기까지
최윤범은 대표이사 사장이 된 뒤 1년 반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고려아연은 2020년 12월8일 이사회를 열고 최윤범 사장을 부회장으로, 노진수 고려아연 최고재무책임자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최윤범이 2019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지 약 1년6개월 만이다.

최윤범은 2007년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입사하면서 고려아연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얻고 뉴욕 소재 로펌인 크레바스 스웨인 앤 무어에서 근무했다.

이후 페루 광산회사(ICM 파차파키) 사장을 거쳐 호주 아연제련소인 썬메탈(SMC) 사장을 지내는 등 고려아연의 해외 법인을 돌며 경험을 쌓았다.

썬메탈 사장 시절 제련소 공정 개선 등을 통해 2014년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킨 데 이어 2018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7천만 달러)를 내면서 경영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최윤범은 아연괴 생산 효율을 높이는 조업 합리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물류비용을 절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고려아연 사장으로 승진한 뒤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 제련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2차전지의 필수 소재인 전지박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신사업 추진에 앞장섰다.

작은아버지인 최창근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최윤범의 3세경영이 본격화했다. 최창근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지만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최윤범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2년 5월17일부터 이틀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총회 및 전시'에 참여해 발표를 하고 있다. <고려아연>
최윤범은 2022년 고려아연의 제2 도약을 위한 미래사업 로드맵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제시하고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에는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자원순환 사업, 2차전지 소재 사업이 포함된다. 최윤범은 글로벌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이 이들 세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하게 하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최윤범은 세계적인 '탈탄소' 트렌드를 고려아연이 꾸준히 이어온 제련 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3개 사업을 주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연 제련은 그 특성상 전기 사용량이 많은데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친환경과 접목할 수 있다. 폐기물에서 자원을 뽑아내는 자원순환 분야에도 그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제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아연을 제련할 때 사용하는 전해기술을 바로 접목할 수 있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202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신성장동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윤범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높여 영풍그룹과의 계열분리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73년째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3세경영이 시작된 뒤로 꾸준히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최근 신사업 분야에서 한화임팩트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고려아연의 계열분리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가 회사 안팎에서 더 많이 오가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미국 에너지 분야 자회사인 한화H2에너지USA를 통해 고려아연과 신재생에너지 및 신사업 분야에서 사업제휴를 맺으면서 고려아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고려아연 보통주 5%가량을 취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한화그룹으로부터 4718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실상 한화그룹이 최윤범의 고려아연 계열분리 추진과 관련해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업장 안전관리 강화도 ESG 경영 측면에서 최윤범의 중요 과제로 꼽힌다.

고려아연의 국내 주요 사업장인 온산제련소에서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최윤범은 안전 및 보건 관리 조직을 새로 짜고 제련소에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평가
[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첫 번째)이 2022년 5월31일 LG화학과 전구체 합작사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최내현 켐코 대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남철 LG화학 부사장, 이향목 LG화학 전무. <고려아연>
직원들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윤범은 그의 명의로 나가는 사내 메시지는 모두 직접 쓴다.

현장과 소통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최윤범은 고려아연의 해외 법인을 돌다가 2019년 3월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된 뒤 울산에 있는 온산제련소를 수시로 방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2007년 처음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 이사로 일할 때 제련소 직원들에게 항상 "출근해서 안전하게 잘 근무하고 저녁에는 건강하게 가족과 함께하라"고 말하며 현장을 챙겼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될 때에는 "이럴 때일수록 현장으로 내려가 어려움을 이겨낼 방안을 함께 강구하며 고민하고 싶지만 그것 역시 누가 될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써서 사내 메시지로 전 임직원에게 전했다.

해외 법인에서 일할 때에도 현장과 스킨십을 중요하게 여겼다.

2010년 페루 광산개발 현지법인 사장을 맡았을 때는 현지 직원들과 어울려 테니스를 쳤다고 한다.

최윤범은 체력 관리를 위해 테니스뿐만 아니라 종합격투기도 틈틈이 연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소통 문화를 스스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회사의 전 조직에 전파하기 위해 2022년 직원직급 체계를 6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하고 인사 체계를 성과·역량 중심으로 바꿨다.

사건사고
△사내이사 재선임에 시민단체 반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2022년 최윤범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2022년 3월23일로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총 안건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수혜를 입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를 권고했다.

하지만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의결됐고,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최윤범과 노진수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앞서 2018년 3월에도 최윤범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두고 "주총에서 장형진 회장과 최윤범 후보가 모두 이사로 선임되면 전체 사내이사 5명 중 3명이 지배주주 일가로 구성돼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온산제련소에서 사망사고 끊이지 않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5월20일 온산제련소에서 노동자 2명이 갑자기 쓰러져 구조대원들이 병원으로 옮겼지만 심정지로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설은 부산물을 재처리해 금속을 추출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소속 노동자인 두 사람은 사고 당시 재처리 작업을 위해 컨테이너를 청소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청소 과정에서 금속 물질이 녹으면서 발생한 유독가스를 마셔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아연 사업장에서는 이 사고를 포함해 최근 5년 동안 사고로 9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고용노동부가 2021년 2월 발표한 '2020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포함됐고, 2018년 기준으로 하청노동자 사고사망 만인율이 가장 높은 사업장으로 조사됐다. '사망 만인율'은 노동자 1만 명당 산재사고 사망자 비율이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미국 로펌 크레바스 스웨인 앤 무어에서 근무했다.

2007년 고려아연에 온산제련소 경영지원 본부장 이사로 입사했다.

2010년 고려아연 페루 광산개발 현지법인 사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고려아연 전무로 승진했다.

2012년 고려아연 전력기획담당 부사장이 됐다.

2014년 고려아연 자회사인 호주 아연제련소 썬메탈(SMC) 사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고려아연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고려아연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2021년 글로벌 그린수소기구(GH2) 이사를 맡았다.

◆ 학력

미국 애머스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주가 최윤범의 조부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장남인 데이비드 최가 고려아연 경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해 최윤범이 오너3세로 고려아연 경영을 맡았다.

누나인 최영아씨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자 이경은씨 사이에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 상훈

◆ 기타


최윤범은 2022년 상반기에 고려아연에서 보수로 6억8900만 원을 받았다. 2021년에는 10억 원을 받았다.

최윤범은 2022년 5월1일 기준으로 상장 계열사 영풍 4만235주(2.18%), 고려아연 34만2507주(1.82%), 영풍정밀 42만3110주(2.69%)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10월4일 종가 기준으로 모두 2387억4637만7500원어치다.

비상장 계열사 중에서는 서린상사 2258주(0.73%), 유미개발 3884주(8.77%), 서린정보기술 6666주(6.67%), 알란텀 2만5129주(0.10%), 켐코 40만 주(10%)를 보유하고 있다.

어록
[Who Is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2년 5월17일부터 이틀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총회 및 전시'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세계 주요 제련기업 중 최초로 RE100에 가입했으며 이번 업무협약은 2050년까지 글로벌 사업장 사용 전력을 100% 청정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고려아연의 의지와 부합한다.” (2022/09/21, 호주에서 한화임팩트, SK가스와 호주에서 생산된 그린 암모니아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공급망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이번 사명 변경과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고려아연은 경제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만족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22/09/05, 자회사 사명 변경과 새 대표 임명과 관련해)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으로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그간 쌓아온 전기분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동박 생산을 통해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2차전지 산업 성장에 기여해 나가겠다.” (2022/08/05, 자회사 케이잼의 동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이그니오 지분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고려아연의 RE100 달성과 친환경 및 탄소중립 노력에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신성장동력 기회 모색을 통해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실현시키겠다.” (2022/07/11,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회사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면서)

“30년 동안 고려아연은 모든 차원에서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원료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차원료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창출에 앞장서고 환경친화적 영향력을 더 확장해 나가겠다.” (2022/06/27, 글로벌스틸더스트코리아 인수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GH2의 그린수소 표준 지정을 두고) 생산자, 투자자, 구매자, 나아가 지역사회간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의 활력과 투명성을 구축하는 데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첫걸음을 떼었다. 그린수소는 탄소 발자국을 감축하기 어려운 산업 분야의 탈탄소화를 이끄는 진정한 녹색 솔루션이다.”

“그린수소의 미래는 이미 당도해 있다. 고려아연은 2023년 1분기에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고 각국 정부와 글로벌 업계 리더들이 그린수소 표준 지정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길 바란다.”

“수소가 상품화 및 판매되기 위해서는 가치 제안, 공급망 관리, 표준화가 중요하다. 에너지 수요가 낮은 호주에서 에너지 수요가 높은 한국이나 일본 같은 지역으로 운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 산업 전망이 밝다.” (2022/05/17, 그린수소 글로벌 총회에 참석해)

“코로나19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2021년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SMC)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인 ‘RE100’에 가입하고 증설 프로젝트 또한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신규 자회사 아크에너지 설립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케이잼을 설립해 2차전지에 사용되는 동박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2021/03/24, 2021년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삼두마차,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고려아연 제2 도약의 로드맵이자 첫걸음이 될 것이다.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의 그린수소 생산 및 수소트럭 활용 사업모델은 이미 호주 정부로부터 혁신적인 우수성을 검증받아 각 부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 인프라 개발을 통해 그린수소의 생산을 주도하고 수요 창출에 기여하는 일을 선도해 나가겠다.” (2021/12/30, 2022년 신년사에서)

“에퓨런의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역량은 고려아연의 친환경 소재 및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에 필수 요소다. 이번 인수가 고려아연이 친환경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2021/12/23, 호주 친환경 에너지 업체 에퓨런을 인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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