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주택시장의 '똘똘한 한 채' 흐름처럼 인재시장에도 '똘똘한 한 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능한 인재 한 명이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똘똘한 한 명을 얻기 위해 연봉과 직책에 제한을 과감하게 무너뜨리면서 한편으로 평판조회를 통한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 (왼쪽부터)배영 커리어케어 씨렌즈센터장, 김주연 상무, 최선희 상무, 배숙영 상무.
비즈니스포스트는 6일 평판조회를 통한 인재검증을 전문으로 하는 커리어케어 씨렌즈센터(C·Lens Center)의 컨설턴트들을 만났다.
전문 컨설턴트가 진행하는 평판조회는 무엇이 다른지, 전문 컨설턴트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인지, 평판조회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보았다.
좌담에는 씨렌즈센터의 배영 센터장(전무), 김주연 상무, 최선희 상무, 배숙영 상무, 조성은 상무, 엄수아 수석, 이수경 수석 등 7명이 참석했다. 지난 기사에 이어 좌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갈무리해 두 번에 걸쳐 나눠 싣는다.
- 평판조회 때 기업이 요청하고 알고 싶어 하는 사항은 어떤 것들인가?
김주연 상무: 가장 알고 싶은 내용은 채용과정에서 파악한 내용이 사실인지, 그리고 입사 이후에도 실력을 잘 발휘하고 융화할 수 있는 지에 관한 것이다.
배숙영 상무: 통상 평판조회라 하면 후보자의 비위나 도덕적 흠결만 따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아주 기본적 사항일 뿐이다. 앞서 얘기한 것들 외에 조직의 분위기 쇄신에 필요한 리더십이나 난항 타개를 위한 네트워크 보유 여부 등 R&R(역할과 책임) 이면의 부차적 요소가 포함되기도 한다.
- 평판조회하기가 힘든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최선희 상무: 짧은 기간 여러 회사를 거친 후보자의 평판을 조회하는 것이 참 어렵다. 수많은 조회처를 대상으로 다양한 질문을 준비해도 답변에 깊이가 없다. 조회처가 답변해 줄 내용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 후보자가 내부소통이나 협업을 잘 하지 않는 직무를 담당했다면 조회처의 답변이 단순할 가능성이 크다. 조회처가 외국인인 경우 성과창출 외에 상세한 답변은 개인적 내용이라며 이야기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컨설턴트에게 답변을 유도하는 전문 스킬이 요구된다.
▲ (왼쪽부터)조성은 상무, 엄수아 수석, 이수경 수석
이수경 수석: 조회처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경우가 가장 힘들다. 조회처 가운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다른 조회처를 추가 접촉해 단순한 시각 차이인지 의도적 편파적 발언인지 파악해야 한다.
조성은 상무: 업무상 비밀유지 수위가 높은 산업군의 후보자도 평판조회가 힘들다. 조회처들이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구체적 답변을 피하려 해서 인터뷰가 퍽퍽해진다. 이런 경우 충분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인터뷰 대상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 건당 3만 원이라는 최저가를 내세우는 평판조회 업체까지 등장했다.
배영 센터장: 간단한 절차로 약식 검증을 하려는 수요에는 적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판조회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긍정적 신호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평판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는 본질적 이유다. 기업들은 한 후보자를 굉장히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싶어한다. 단순히 업무적 능력이나 성향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리더십, 인성 등을 복합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이를 통해 해당 후보자가 채용하기에 적합한지, 적절한 보상 수준은 어느 수준인지 판단하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대한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
- AI나 디지털을 활용한 평판조회 서비스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어떻게 봐야 할까?
배영 센터장: AI나 디지털 평판조회를 진행하더라도 후보자에 대한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컨설턴트가 진행하는 평판조회처럼 대화 속에서 오가는 침묵, 웃음, 어투, 단어 선택 등을 느끼면서 깊이 있는 질문으로 연결시켜 나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언어 속에 담긴 정서나 감정까지 AI가 캐치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아직 AI 평판조회가 사람이 하는 평판조회를 대체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본다.
최선희 상무: 동의한다. 디지털이나 플랫폼을 활용한 평판조회는 결국 서면조회와 같은 방식의 진행이다. 대면조회나 전화통화를 통한 심층인터뷰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다. 물론 부분적이고 최소한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한 경우라면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재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데에는 한계를 느낄 것 같다.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