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년 전부터 추진해 온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는 1차 분양으로 첫 결실을 앞두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신도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을 이끌어 왔는데 재선임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해외 신도시사업이 대우건설 차기 사장 인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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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6월 안에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를 1차 분양한다.
이번에 분양하는 물량은 고급빌라 180세대로 2500억~3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올해 말 2차 분양이 이뤄지고 내년 상반기까지 3·4차 분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2분기부터 베트남 신도시 개발에 대한 의미있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은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첫 해외 신도시사업으로 대우건설이 1996년 베트남 정부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외환위기로 중단됐다가 2006년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다시 수주했고 2008년 대우건설이 나머지 건설사 지분을 모두 사들여 단독사업으로 변경됐다.
총 사업비는 22억 달러, 1단계 사업비는 12억 달러이며 여의도 3분의 2 크기의 땅에 빌라와 아파트, 초고층빌딩, 호텔, 정부청사, 병원 등이 들어선다.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이 분양단계에 들어서면서 대우건설의 해외 주택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등에서 신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해외 주택사업의 선구자”라며 “베트남 신도시 분양이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또 “하반기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공급계약 체결시 기업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3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분당신도시 2배 규모인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를 건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10년간 10만 가구 주택이 건설되며 사업비는 180억~200억 달러 규모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라진성 연구원은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는 지난해 즉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내세운 핵심 공약사업”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직접 재원을 조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해외 신도시사업은 차기 사장 인선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 두 사람을 사장후보로 놓고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박 사장이 전략·기획에 강점이 있는 반면 이 전무는 영업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박 사장은 과거 해외개발사업팀장을 맡아 리비아 건설본부에서 8년간 근무하는 등 해외사업 전문가다. 2013년 사장 취임 이후에는 주택사업에 집중하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사업은 박 사장의 글로벌 인프라 및 디벨로퍼 비전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다.
박 사장은 2025년까지 대우건설을 세계 15대 건설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기획제안형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경험을 토대로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사업도 제안했다.
박 사장은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 개발 업무협약을 맺으며 “이번 프로젝트로 향후 사우디에서 나올 다른 신도시 공사 수주뿐 아니라 가까운 중동국가와 북아프리카 도시개발 사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사장과 경쟁하는 이훈복 전무도 대우건설 해외영업팀에 입사해 경력의 시작은 해외 쪽이었다. 그러나 이 전무는 국내영업과 주택사업 분야에 더 오래 몸담으면서 해당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10일 박 사장과 이 전무 두 사람에 대한 최종 면접을 했다. 대우건설 차기 사장은 7월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