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부광약품과 OCI가 함께 설립했던 합작투자사를 청산한다.
두 기업이 공동경영체제를 꾸린 만큼 투자를 진행하는 데 굳이 합작투자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부광약품과 OCI가 제약바이오 투자를 위해 세운 합작투자사를 청산한다. |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과 OCI는 7월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비앤오바이오 청산 안건을 가결했다.
비앤오바이오는 부광약품과 OCI가 2018년 합작투자로 설립한 기업이다. 지분비율은 부광약품과 OCI가 50대 50이다.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가 비앤오바이오 대표를,
이우현 OCI 부회장 겸 부광약품 대표가 비앤오바이오 기타비상무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비앤오바이오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분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았다. 부광약품과 OCI는 비앤오바이오 설립 당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유망 벤처기업 지분투자 등에 해마다 100억 원 이상을 공동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립 이후 비앤오바이오의 투자는 그리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2019년 8월 암 조기진단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벤처기업 뉴클레익스에 100만 달러가량을 투자해 지분 1.6%를 확보한 것 이외에는 공개된 투자 내용이 없다.
재무 상황도 좋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으며 매출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영업손실 8500만 원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부광약품과 OCI는 활동이 저조한 비앤오바이오를 청산하고 대신 자체 투자 등 다른 경로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OCI는 2018년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한 뒤 항암제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바이오기업과 펀드에 재무적 투자를 주로 해왔다. OCI 바이오사업부는 최근 투자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 부광약품으로 이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에는 바이오 투자를 담당하는 OCI 미국 계열사 OCI인베스트먼트가 설립되기도 했다.
부광약품과 OCI가 최근 한 배를 탔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기업이 굳이 비앤오바이오라는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함께 외부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부광약품과 OCI는 올해 2월 1461억 원 규모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OCI는 부광약품 지분 약 1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한편 부광약품과 공동경영체제를 구축했다.
두 기업은 부광약품의 제약바이오 전문성과 OCI의 화학 역량 및 자금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비앤오바이오 청산 이후에도 활발한 제약바이오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