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전투기 KF-21로 세계에서 8번째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하게 된 나라로 꼽히면서 다른 경공격기 FA-50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첫 비행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전투기 제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이 KF-21로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공격기 FA-50 판매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F-21의 비행 성공으로 기존에는 수요가 없었던 중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에서도 경공격기 FA-50에 대한 문의가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그동안 동남아시아에서 쌓았던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시장과 중유럽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 1천대가 넘는 FA-50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강하게 수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요인으로 FA-50의 호환성과 운용과정에서 비용절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은 고도 4만피트(약 1만2천m) 상공에서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 경공격기다.
FA-50은 록히드마틴의 베스트셀러 전투기 F-16의 파생 항공기로 호환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FA-50로 훈련 받은 조종사는 F-35까지 탈 수 있기 때문에 훈련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최근 FA-50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런 운영 효율성뿐만 아니라 KF-21의 비행 성공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전투기 제조 경쟁력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KF-21은 유럽제 미티어 중거리 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미사일 폭탄을 무장할 수 있는 공격기다. 한국 군당국은 2030년 말~2040년 초를 목표로 스텔스과 내부 무장창을 갖춘 KF-21 개량형 보라매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방위사업청> |
KF-21은 일부 스텔스 성능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최신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을 갖고 있어 미국이 보유한 최신 전투기인 5세대 전투기에 버금가는 4.5세대 전투기로 여겨진다.
KF-21이 한국산은 물론 다양한 외국산 미사일로 무장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중국의 군사전문가 앤서니 윙은 최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KF-21을 생산한 것을 놓고 전투기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만큼 성장했다는 점을 의미있게 바라봤다.
앤서니 웡은 “KF-21의 성능이 좋다면 한미 군사동맹을 고려할 때 중국에 일정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 시장에서 한국의 전투기가 중국의 전투기와 직접적으로 수출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접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공군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국제사회에서 퍼지고 있다는 점도 FA-50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7일 폴란드정부와 FA-50 경공격기 48대, 모두 30억 달러 규모의 기본계약을 맺었다.
이는 국내 항공기 완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을 사상 처음일 뿐만 아니라 물량과 가격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폴란드 정부 및 현지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FA-50 MRO 센터 설립과 현지에서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폴란드 공군이 FA-50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 및 운영을 추진한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앞서 세계 최대 규모 항공방위산업 전시회 판버러 에어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적합한 FA-50을 제시했다”며 “이를 통해 유럽시장과 동남아시아 등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