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마이크론의 자동차용 반도체 솔루션 참고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마이크론이 급성장하는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율주행 등 신기술 도입으로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가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진입을 확대할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있다.
증권전문지 시킹알파는 28일 마이크론의 자체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수요처별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율이 마이크론의 성장세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이 5월 투자자행사에서 제시한 메모리반도체 수요 전망치가 실제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마이크론이 제시한 예상치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체 연평균 D램 수요 증가율은 5~10%, 낸드플래시는 3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자동차 분야의 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40%대를 기록하며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수요처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PC와 스마트폰시장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비교적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이 메모리반도체기업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은 세계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4~5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 생산 능력을 갖춰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급성장하는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입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시간이 지날수록 마이크론이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배력이 높아질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 중심에서 서버와 자동차 중심으로 변화하는 메모리반도체시장에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킹알파가 인용한 시장 조사기관 인포메이션네트워크 자료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세계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2021년 기준 5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과 비교해 점유율이 1.1%포인트 높아지며 시장 성장에 맞춰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재 마이크론의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과 PC, 서버용 반도체와 비교하면 높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연평균 40%대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마이크론의 성장세가 한국 반도체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동차용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론이 이처럼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배경은 주로 B2B(기업간거래)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구조 때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달리 마이크론이 소비자용 메모리반도체 제품보다 기업고객 대상 제품에 주력한 결과 자동차용 반도체 고객사들의 주문에도 더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에서 실제로 자동차용 반도체사업 매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격은 더욱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등 기술 고도화에 따라 자동차에서 필요로 하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스마트폰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킹알파는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3분기에 PC와 스마트폰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이크론이 PC와 모바일용 반도체 매출 비중을 현재 55%에서 2025년 38%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자동차용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 공략을 위한 사업 전략에 더 힘이 실릴 공산이 크다.
현지시각으로 30일 열리는 마이크론 실적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용 반도체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새로운 사업 전략이나 목표가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시킹알파는 “마이크론의 반도체기술 경쟁력은 성장에 가장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 마이크론 주식을 매수할 시점으로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