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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중국 디스플레이 약진에도 삼성 LG 기술 우위, 복병은 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06-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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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가파른 추격은 LCD에서뿐 아니라 올레드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추격세를 고려하면 올레드에서도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오지만 올레드 부문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 시장을 중국 기업들에게 넘겨 준 이상 올레드에서는 결코 주도권을 놓쳐서는 안 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중국 BOE가 아이폰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며 애플 공급망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국내기업들에게 경고등처럼 여겨질 수 있다.

게다가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이 LCD 시장에서 보여줬던 물량공세가 올레드에서 반복될 수도 있다.

막대한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올레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고 2024년이면 중소형 올레드에서는 중국이 세계1위 생산국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그런데 생산능력이 올레드 시장을 장악하는 데 전부는 아니다.

올레드의 발광소자는 유기물과 금속으로 이뤄져 있어서 물과 산소에 민감하며 고도로 정밀한 제조공정이 필요하다. 기술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제품의 품질과 수율 확보가 가능하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 격차가 제법 있다.

일단 대형 올레드 분야에서는 한국 LG디스플레이의 입지가 철옹성 같다. 시장 점유율이 99%로 사실상 독점체제라 봐도 무방하다.

대형 올레드 패널은 생산 초기 비용이 매우 높고 양산도 어렵다. LG디스플레이가 여기서 최강자가 된 비결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장 먼저 갔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올레드 패널 양산에 성공한 뒤 지속해서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

사실 LG디스플레이가 아직 개화하지도 않은 대형 올레드 시장에 너무 앞서 진입한 게 시기상조였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대형 올레드 부문은 LG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적자를 거듭했다.

그런데 대형 올레드 시장이 점차 커지는 시점이 되자 LG디스플레이의 앞선 투자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인고의 시간 8년. 8년이란 시간을 다른 디스플레이기업들이 단축할 수는 있을지언정 1~2년 사이에 뚝딱 따라잡긴 쉽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나마 LG디스플레이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삼성마저도 수율과 생산량 측면에선 LG디스플레이와 격차가 꽤 큰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기업들이 대형 올레드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했지만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흘러야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중소형 올레드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BOE가 애플의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하며 국내기업 독식구조를 깨기도 했다.

애플이 부품업체와 관계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공급망 관리는 잘 알려져 있다. BOE의 공급망 편입은 국내 올레드 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은 매우 깐깐한 고객사이기도 하다. 한국과 중국 기업 사이 기술 격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BOE가 애플에 공급하는 올레드 패널은 아이폰 일반모델에 한정돼 있다. 프리미엄모델에는 여전히 삼성과 LG 제품이 들어간다.

이전에도 BOE는 애플에 패널 공급 시도를 했지만 애플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맞추지 못해 퇴짜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 이제 최소 품질 수준을 맞춘 셈이다.

BOE는 애플의 태블릿PC와 노트북 등 IT제품용 올레드패널 공급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문턱은 높다.

현재 올레드를 채용한 아이패드 개발 프로젝트에는 삼성, LG 두 곳만 참여하고 있다. 애플은 2024년 출시 예정인 올레드 아이패드에 투스택 탠덤 구조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레드는 LCD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지만 수명이 짧다는 약점이 있다. 교체주기가 2년 정도인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PC와 노트북 등은 교체주기가 5년 정도라 패널의 수명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만큼 올레드 채용 시기도 더 늦을 수밖에 없다.

올레드는 유기물로 구성된 발광소자를 쓰기 때문에 수명이 제한적이다. 열과 전기 등의 에너지가 가해지면 수명은 줄어들게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밝기가 높아질수록 올레드의 수명도 단축된다.

투스택 탠덤 구조는 말 그대로 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이다. 발광층이 이중이라 1층 구조의 기존 싱글 스택보다 같은 밝기에 도달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적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

애플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최대 공급처는 삼성디스플레이지만 투스택 탠덤을 적용한 올레드패널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다소 앞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투스택 탠덤을 적용한 제품을 양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에게는 투스택 탠덤 구조를 애플에 앞서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먼저 적용하며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중국기업들은 한국기업들과 기술력에서도 밀리지만 최근에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핵심 부품의 공급난을 맞으며 고전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로부터, LG디스플레이는 과거 한 계열사였던 LX세미콘으로부터 디스플레이구동칩을 공급받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BOE도 DDI를 LX세미콘으로부터 공급받는데 DDI 공급부족이 심화되면 LX세미콘의 물량은 LG디스플레이에 우선 공급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 우위는 중국 기업들이 단기간 따라잡기 어려운 경제적 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고비마다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었던 복병이 있었다. 바로 기술 유출이다.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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