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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 회장 앞길에 켜진 빨간 불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1-24 13: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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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근 부영 회장 앞길에 켜진 빨간 불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임대주택 시장을 독식해온 부영의 앞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부당이익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더군다다 정권이 바뀔 때 터져나오는 특혜의혹도 큰 부담이다.

24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4∼2013년 10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의 자산순위 변화에서 부영이 1위를 차지했다. 부영은 2004년 36위에서 지난해 말 22위로 14계단이나 치고 올라갔다. 올해에는 재계 19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한진, 동부, 현대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그룹들이 예정대로 자산을 매각하게 된다면 부영이 재계 17위가 될 것으로 점친다.

부영그룹의 오너인 이중근 회장의 자산가치 역시 놀랍다. 지난해 8월30일 기준으로 이 회장이 보유한 자산가치는 1조8,038억원이다. 재벌그룹 오너들 중 7위에 해당한다. 8위에 오른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보다 더 부자다.

부영그룹의 핵심인 (주)부영은 기업출범 이후 22만9,059채의 아파트를 시공하고 이 가운데 18만776채를 임대해 건설사업의 78.9%를 임대주택 사업에 집중해왔다. 부영은 임대주택 사업 분야에서 국내 어떤 기업도 따라 올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임대주택의 경우 정부의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공사비의 35%를 지원받기 때문에 정부의 특혜가 없었다면 부영의 시장 장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중근 부영 회장 앞길에 켜진 빨간 불  
▲ 부영의 아파트 건설실적. 부영 홈페이지 캡쳐사진.

1984~1992년까지 부영의 분양 실적은 고작 2,000가구에도 못 미쳤지만 1993년 한해 동안 무려 3,000가구가 넘는 분양실적을 기록한 이후 3년 내리 신장세를 거듭했다. YS정부(1993~1997년)가 들어서자 당시 정부의 실세이자 국회의원을 역임한 모 정치인이 부영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부영은 DJ정권(1998~2002년) 시절에도 유달리 특혜시비가 많았다. 당시 이 회장은 한국주택협회장직과 이희호 여사의 ‘사랑의재단’ 후원회장을 맡아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임대주택 건설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국민주택기금을 독식했다. 1998년 DJ정권 출범 이후 노무현정권 초기인 2004년까지 7년간 총 사업장수는 138곳으로, 설립 이후 1997년까지 14년간 총 사업장수인 67곳보다 두 배나 많아졌다. 그러나 2004년 이중근 회장이 DJ 불법 대선자금 조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20억원의 형량을 선고 받으면서 이후 건설실적도 대폭 감소했다.


MB정권(2008~2012년)에 들어 또다시 부영의 특혜논란이 일었다. 건설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장세를 보였던 부영은 건설업계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2008년까지 재계순위 30위 중반대에 머물렀던 부영은 MB정부 중반기였던 2010년 20위권에 진입했다. MB정부 시절 계열사도 증가했다. 2008년 계열사 수가 6개에 불과했던 부영은 2010년 15개, 2011년 16개로 늘려나갔다. 특히 2008년 8월 공금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이중근 회장이 대법원에 냈던 상고를 돌연 취하해 유죄 확정을 받더니, 10일만에 광복절 특사로 사면 받으면서 MB정권과의 유착설은 더욱 깊어졌다.

부영의 승승장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부영아파트 입주민들이 부영을 상대로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는데, 부영은 연이어 패소했다. 부영이 입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부당이익금의 규모가 총 47억4,000여만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10월 청주지법 민사합의11부(조미연 부장판사)는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금이 과다하게 산정됐다"며 아파트 임차인 289명이 부영과 청주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건설원가 산정 기준을 잘못 적용해 분양 전환금이 과다하게 산정된 점이 인정된다"면서 "부영은 임차인들에게 36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13민사부(재판장 심우용)도 김해 장유 갑오마을 5단지 입주민들이 ㈜부영과 ㈜부영주택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분양전환가격 산정에서 표준건축비가 아니라 김해시에 신고한 과세표준액인 실제 건축비로 해야 한다"며 "부당이득금을 반환해 가구당 671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급액의 총 규모는 10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부영 측은 두 건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도 부영아파트 입주민들의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최종판결에서 재판부가 앞서와 같이 분양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부당한 것으로 보고 매매자에게 돌려주라는 판단을 내릴 경우, 부영은 수익구조가 틀어져서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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