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앞으로 퀵커머스 플랫폼 강화 전략의 구체적인 결과물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먼저 5월24일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를 재출시한다. 요마트는 GS리테일이 인수한 요기요가 운영하던 퀵커머스 서비스로 지난해 9월 서비스가 종료됐다. 7월에는 또 다른 퀵커머스 서비스 ‘우리동네GS’를 선보인다.
GS리테일이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이며 투자해온 퀵커머스 플랫폼들이 차례로 베일을 벗는 것이다.
퀵커머스(퀵+서비스)란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1~3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빠른 배송을 위해 정보기술(IT), 모빌리티 등이 모두 필요하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퀵커머스를 위한 디지털부문과 모빌리티에 투자를 이어왔다.
GS리테일은 지난해 8월 배달중개서비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에 3천억 원을 투자했고 배달대행업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약 20%도 508억 원에 확보했다.
또한 올해 2월에는 국내 배달대행사 비욘드아이앤씨가 발행한 무기명식 사모 전환사채 45억 원어치를 인수했으며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20억 원)와 카카오모빌리티(650억 원)에도 각각 투자를 추진하는 등 퀵커머스에만 수천억 원을 쏟아부었다.
이밖에 GS리테일은 디지털 구매 전용 물류센터 3곳을 더 구축하기 위한 투자 등 디지털부문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1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도 세워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디지털을 통한 손쉬운 구매 시스템 구축을 위한 스타트업, 물류센터, 인수 등 5년 동안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며 “디지털은 투자손실이 나더라도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위해 지속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며 3분기 안으로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허 부회장의 디지털부문 투자 확대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GS슈퍼, GS25 등)의 시너지를 만들어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바라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온라인 유통시장은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점유율이 중요하다”며 “GS리테일의 시장점유율이 늘며 매출이 크게 증가한다면 영업손실이 조금 늘어도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가능할 수 있고 초반 성과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이커머스부문에서 매출 480억 원을 거뒀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해 32% 증가한 것이다.
GS리테일의 사업구조도 강점으로 꼽힌다.
퀵커머스는 빠른 배송을 위해 소규모 풀필먼트센터가 필요한데 GS리테일은 전국에 있는 330개 GS슈퍼와 약 1만5천 개의 편의점 GS25가 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GS리테일이 장기적 성과를 위해 디지털부문과 퀵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성과를 제한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이 편의점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에는 과도한 투자비용 집행이 부담스럽다”며 “이커머스 시장에는 후발주자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퀵커머스사업에서도 현·잠재 시장규모 대비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부호가 붙는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2022년 1분기 매출 2조5985억 원, 영업이익 273억 원을 거뒀다. 2021년 1분기보다 매출은 2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7.2% 줄었다. 특히 디지털부문은 올해 1분기 약 3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도 270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이처럼 GS리테일이 영업손실을 무릅쓰고 디지털부문과 퀵커머스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에는 이미 경쟁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를 앞세운 배달의민족은 30여 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서울 모든 지역과 인천, 부천, 성남 등 경기 일부 지역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쿠팡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온은 서울, 경기, 인천 일부 지역에서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마트는 올해 4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쓱고우’ 서비스를 출시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