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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600 붕괴위기에 국민연금 강한 매수, 배터리 줍고 반도체 덜고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2-04-29 1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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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강한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에 2600선 초반까지 떨어지던 코스피가 일부 회복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순매수에서 반도체 종목을 덜고 배터리 종목을 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코스피 2600 붕괴위기에 국민연금 강한 매수, 배터리 줍고 반도체 덜고
▲ 국민연금공단 로고.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4월 들어 21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537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가 2639.06까지 떨어진 27일을 전후해 순매수가 몰렸다. 26~29일 4거래일 동안 순매수 규모는 5129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1~3월)에 코스피에서 562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4거래일 동안의 순매수는 상당한 강도인 셈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들이 강한 순매수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27일 2639.06에서 28일 2667.49로, 29일에는 2695.05로 상승해 당장 2600선 붕괴 위험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강한 순매수를 놓고는 코스피가 분명한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코스피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마다 대규모 순매수를 통해 사실상 코스피의 바닥 선을 지지하는 역할을 해 왔다. 국내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을 놓고 국내 증시에서 수위를 조정하는 ‘소양강댐’으로 부르기도 한다.

코스피 2600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하는 수준인 만큼 코스피의 현실적 바닥 지점으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4월 마지막 주 코스피 전망을 놓고 “1차 지지선으로 2650선을 제시하지만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코스피의 2600선 지지력 테스트가 될 수 있다”며 “단기 가격조정이 빠르고 강하게 전개된다면 적극적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코스피에서 강한 순매수를 보인 데는 포트폴리오상 국내 주식비중에 상당한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918조1960억 원, 국내주식 비중은 16.8%다. 연말까지 목표비중이 16.3%라는 점과 전략적 자사배분(SAA) 이탈허용 범위 ±3.0%포인트를 고려하면 2%포인트 가량 운용 여력이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이 코스피에서 주식 보유 규모를 확대하는 중에 사고판 종목을 살펴보면 배터리 종목에서는 순매수, 반도체 종목에서는 순매도가 두드러졌다.

4월 중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 6380억 원, 삼성 SDI 1695억 원 등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3454억 원, SK하이닉스가 1516억 원으로 각각 1, 4위를 차지했다. 2위는 네이버 1573억 원, 3위는 SK텔레콤 1520억 원 등이다.

국민연금이 반도체 종목에 순매도를 이어가는 것은 당장 올해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1분기에 각각 매출 77조7815억 원, 12조1557억 원을 내는 등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1분기 매출을 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한동안 반도체 제조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업계 전반이 장비 수급의 어려움으로 일부 장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도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장비 도입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배터리 분야에서는 전기차 확대 등에 힘입어 꾸준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이 ‘코발트 프리’ 등 기술의 변화 흐름 속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지난 28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부터 차세대 모델인 젠(Gen)6의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젠6는 양극재에 니켈 비중을 91%로 높여 젠5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 높아졌고 고성능 전기차를 준비하는 완성차 업체에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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