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경기 침체(리세션) 발생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국제유가 상승 등 여파로 미국 경제상황 악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책이나 미국 증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는 경제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며 “미국이 급격한 인플레이션 심화의 영향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더욱 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1분기 연율 기준 국내총생산은 직전 분기보다 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1.1% 증가를 전망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감소하며 예측을 크게 빗나간 셈이다.
인플레이션 심화 및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따라 물가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또는 경기 침체가 미국을 덮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 등 세계 주요 증권사들은 그동안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시기를 내년 말로 예측하면서 경제상황이 호전되면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2분기에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예상보다 이른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만큼 미국 정부 경제정책과 연준 통화정책, 미국 증시에 모두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 감소는 거시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수출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나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는 한 소비자들도 실질 임금이 줄어든다고 체감해 소비를 줄일 공산이 크다.
결국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거나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등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바꿔야만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하락에 대비해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증권사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CNN은 연준이 단기간에 통화정책을 뒤집기는 어려운 만큼 5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3월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4월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난다면 향후 통화정책 기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등 영향으로 시장 상황이 예상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 리스크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의미인 만큼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소비 위축 등 경제활동 둔화가 더욱 심각해진다면 기업들의 실적에도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기업 실적 부진은 자연히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미국 증시 하락을 이끌 수 있다.
세계 제2차대전 이후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한 사례는 12번인데 이런 상황은 평균적으로 10개월 넘게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2분기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다면 증시 약세가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