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트위터 경영진 및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위터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 CEO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트위터 운영 방식에 극단적 변화를 우려하는 일부 임직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2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다수의 트위터 임직원이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현실화 가능성에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위터는 지분 전량을 약 53조 원에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하겠다는 머스크 CEO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아직 인수 계약은 정식으로 체결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트위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여러 임직원들이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개인 회사로 전환해 완전한 의사결정권을 쥐게 되는 데다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트위터의 가짜뉴스 및 혐오표현 검열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대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파라그 아르가왈 트위터 CEO는 현지시각으로 25일 임직원들과 회의에서 “트위터의 운영 정책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며 “계약이 성사된 뒤 운영 방향성을 파악하긴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앞으로 트위터의 사업 및 운영 방향이 이전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트위터 일부 임직원들은 회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2008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트위터 운영 정책 발전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 트위터 임직원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견과 부정적 의견은 각각 27%로 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44%의 응답자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의 인수와 관련해 내부 의견은 아직 어느 쪽으로도 뚜렷하게 기울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 CEO의 인수에 크게 반발하는 임직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면서 엑소더스(대규모 이동)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표현의 자유 등 문제에 트위터의 운영 정책과 머스크 CEO가 앞세우고 있는 정치적 성향은 정반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가 최근 전기차공장 가동 재개 시기를 두고 테슬라 직원들과 노조 등 문제로 마찰을 빚은 점도 트위터 임직원들에 부정적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트위터가 머스크 CEO의 인수 뒤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데 따른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트위터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수익을 내는 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기존에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머스크 CEO의 지분 인수 가격이 트위터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스톡옵션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가 낮아지는 것은 앞으로 트위터의 인재 채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위터는 최근 인사담당자들에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를 이유로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영입 제안을 거절할 지 예측해 보고해달라는 요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가 대규모 인력 이탈과 채용 위축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회사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아르가왈 CEO는 임직원 회의에서 “트위터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 지는 여전히 우리들의 손에 달려있다”며 임직원을 독려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트위터 경영에 얼마나 깊이 개입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일부 트위터 임직원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사그라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