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FP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전망. <트렌드포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전기차배터리업체가 주력하고 있는 삼원계 배터리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19일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LFP배터리(리튬, 철, 인산)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배터리시장의 주류는 LFP배터리가 될 것이다"며 "2024년 글로벌 배터리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배터리 기본 소재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 광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배터리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함은 물론 배터리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전세계 니켈 생산량의 5%를 담당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4일 니켈 가격은 1톤당 3만3250달러로 2021년 4월19일(1만6063달)보다 107% 상승했다.
배터리가 전기차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최근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전기차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전기차가격이 치솟으면 전기차 상용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LFP배터리 사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트렌드포스는 2021년 말 삼원계 배터리시장 규모가 64%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비중이 줄어들며 2025년에는 36%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로서는 LFP배터리 사용이 늘어나면 배터리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는 주로 니켈과 코발트에 망간이나 알루미늄을 합성해 만드는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 모회사인 LG화학,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전세계 니켈 매장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니켈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니켈을 포함한 원자재 확보를 위해 약 90억 달러(11조 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LFP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데 중국업체들이 현재 LFP배터리시장 9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FP배터리는 비싼 코발트 대신 저렴한 철을 사용할 수도 있어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다.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LFP배터리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2022년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2022'에서 "LFP배터리 수요가 있으면 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먼저 도입하고 전기차용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삼성SDI는 LFP배터리 개발보다는 비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코발트프리'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