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소비가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 안정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13일 낸 거시경제 리포트에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월로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물가 안정을 확인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3월 미국의 근원 CPI는 2월보다 0.3% 올랐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에 영향을 주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근원 CPI는 주변 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물품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물가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 농산물이나 외부 충격으로 급격하게 가격이 오르내리는 석유 등이 산출에서 제외된다.
3월 미국의 근원 CPI는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시장은 당초 근원 CPI가 2월보다 0.5%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보다 0.2%포인트 낮은 0.3% 올랐다.
근원 CPI 상승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재량적 소비에 해당하는 의류나 오락, 교육 등의 가격 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물가 상승 부담과 연준 긴축으로 소비심리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3월 중고차 가격 하락의 영향이 근원 CPI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만큼 지표가 과장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권 연구원은 “중고차 경매 기업인 ‘맨하임’은 통상 3월이 세금 환급금으로 차를 구매하는 성수기이지만 최근 환급이 평년보다 몇 주 늦어진 탓에 3월 판매와 가격이 저조했다고 발표했다”며 “지난해보다 평균 12%가량 증가한 환급금이 지급되면서 다시 중고차 구매가 늘어나면 근원 CPI를 낮춘 중고차 가격 하락의 기여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