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3-30 15: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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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중단하는 대신 릴레이 삭발 투쟁에 돌입했다.
전장연은 30일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제1차 삭발 투쟁 결의식'을 진행했다.
▲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로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우리가 제출한 장애인 권리예산 요구안을 충분히 검토하겠으니 출근길 지하철 행동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왔다"며 "오늘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멈추고 삭발투쟁으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이날 첫 삭발에 나선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제가 시민들에게 욕설을 들을 때마다 하는 말이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인데 왜 장애인은 세상을 살면서 미안해야 하나"며 "우리는 작게나마 세상을 바꿔내고 있으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더 끈질기게 외치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오는 4월20일까지 매일 오전 경복궁역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삭발식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에도 대답을 받지 못하면 다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하기로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사과도 요구했다.
박경석 대표는 "이준석 대표는 우리가 인수위 요구에 따라 지하철 타기를 멈추고 삭발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장연이 국민들의 비난 여론에 굴복하고 자신이 승리했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정중하게 공개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와 진지한 정책적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며 "특정 단체만 거명하고 전장연의 시위방식을 트집 잡아 갈라치는 것은 일제 식민지 시절 한국인 일본 순사보다 못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하지 않는다"며 "뭐에 사과하라는 건지 명시적으로 요구하라"고 적었다.
그는 "전장연이 어떤 메시지로 무슨 투쟁을 해도 좋다"며 " 불법적 수단과 불특정 다수 일반시민의 불편을 야기해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잘못된 의식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