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내놓은 중기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CJ그룹은 인공지능(AI)센터를 새로 설립해 이를 중심으로 이 회장이 강조한 무형자산 확보와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CJ그룹에 따르면 CJ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공지능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센터는 기존 CJ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안에 있던 인공지능연구소를 기반으로 설립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CJ그룹은 앞서 올해 1월1일자로 손종수 CJ올리브네트웍스 AI코어연구소장을 CJ주식회사의 경영리더로 승진 발령했는데 이는 인공지능센터 설립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센터가 설립되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는 차인혁 대표이사가 겸직을 하거나 그룹 밖에서 새로 전문가를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공지능센터 설립은
이재현 회장이 내놓은 중기비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CJ그룹 중기비전 발표를 통해 미래형 혁신기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무형자산 확보를 위해 4조3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인공지능센터는 이같은 이 회장의 중기비전에 따른 계획이 처음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이 회장은 CJ그룹의 4대 성장엔진으로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치유),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를 제시했다.
그는 "계열사들은 컬처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4대 성장엔진을 육성하기 위해 2023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인공지능센터가 새로 설립되면 그동안 각 계열사에서 개별적으로 추진해왔던 인공지능기술 개발을 총괄해 일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그동안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CJ올리브영 등 각 계열사에서 별도로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해 활용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그룹 계열사들이 각각 추진해왔던 각종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 개발을 인공지능센터 한 곳에서 진행하면 인력과 자원을 한데 모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룹 계열사들의 시너지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인공지능 감지기로 냉동식품 공장 설비 상태를 감시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수명과 고장 여부를 예측하고 유지보수하는 시스템인 ‘예지보전 솔루션’을 도입했다.
CJ프레시웨이는 데이터 기반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모든 사업분야의 주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분석 및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도 나섰다.
CJ대한통운은 기존 물류연구소를 기술(Technology), 엔지니어링(Engineering), 시스템(System & Solution)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TES물류연구소로 바꾸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을 통한 물류혁신에 나서고 있다.
또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한 화물선 도착일자 예측 시스템 등을 비롯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단순 반복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정보통신 직군으로 최대 규모의 인력을 채용했으며 이진희 라인플러스 상무를 영입해 디지털사업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력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CJ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주식까지 맞교환하며 연합전선을 꾸리기도 했다.
네이버와 협력을 기반으로 CJ대한통운은 수요예측과 물류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CJENM은 지식재산(IP)확대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티빙'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인공지능센터 설립을 한창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설립 시기와 역할, 조직 구성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