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최근 주택 분양시장에서 잇따라 청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다음달 취임 1주년을 앞둔 박 사장이 해외에서 부진한 수주실적을 국내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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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
대우건설은 지난 19~20일 양주신도시 푸르지오 아파트 1차분 554가구 청약을 받았다. 여기에 785명이 접수해 1.41대 1의 경쟁률로 순탄하게 분양을 마감했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김포 한강신도시 푸르지오도 2.15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김포는 그동안 '미분양 무덤'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없었던 지역이다.
이밖에 지방에 있는 아파트 분양결과도 만족스럽다. 지난해에 비해 점차 아파트 분양열기가 되살아난 것이 이번에 한꺼번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활발하게 분양을 전개했던 사업전략이 부동산 회복세와 맞물려 크게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에 이어 건설도급 3위의 대우건설이 공급구조를 활용해 부동산 시장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조직을 크게 개편해 대우건설 체질 바꾸기에 나섰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회사는 겪을 수 있는 모든 난관을 거치고 어두운 터널 끝자락을 이제 막 통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수차례 지배구조 변경 등 환경변화 속에서 대우 고유의 문화는 점차 퇴색되어 갔다”며 “대우건설 고유의 역동적 문화를 살려 위기를 극복하자"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19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웃도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1분기에 이런 ‘깜짝실적’을 낸 데 대해 업계는 박 사장의 내실다지기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 매출비중이 지난해보다 6% 늘어난 만큼 최근 국내주택 분양시장에서 거둔 성공이 반영되는 2분기 실적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최근 국내시장에서 선전을 한 것과 달리 해외수주 성적은 현재로서 부진한 편이다. 임경택 대우건설 수석 부사장은 지난 20일 "올해 실적은 아무래도 주택이 이끌고, 해외는 천천히 갈 것"이라며 "해외수주는 신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대우건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우건설의 신규수주 목표치가 7조6천억 원인데 연초 이후 지금까지 3조 원을 수주해 해외수주도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해외실적은 계획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내부에서 해외수주 실적 개선에 박 사장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업계에서 ‘해외영업 전략기획 전문가’로 통하기 때문이다. 1979년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대우에 입사했다가 대우건설로 옮겼다. 대우건설 리비아 건설본부에서 8년간 근무하면서 해외 현장실무를 쌓았다.
박 사장은 최고경영자(CEO)와 플랜트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해외수주 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플랜트 부문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박 사장이 알제리, 이라크, 쿠웨이트 등 해외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또 현지전문가를 초빙해 임직원들에게 어학과 현지문화 교육을 철저히 받게 한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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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주신도시 푸르지오 견본주택이 지난 13일 문을 연 후 3일동안 관람객 1만여 명이 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