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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육해공 아우르는 종합물류의 꿈 물거품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4-22 17: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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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육해공 아우르는 종합물류의 꿈 물거품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5년 5월15일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열린 창립 38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꿈꿨던 땅과 바다와 하늘의 육해공 물류 삼각편대가 무너졌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결국 포기했다.

조 회장은 2년 전 한진해운 대표이사에 오르며 한진그룹을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 키우려고 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지원하며 어떻게든 한진해운을 살리려 했지만 끝날 줄 모르는 해운업 불황과 정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 조양호 결단 내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해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은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업황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독자적 자구 노력만으로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다음주 안으로 한진해운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소집해 자율협약 개시 안건을 부의한다.

  조양호, 육해공 아우르는 종합물류의 꿈 물거품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채권단의 100% 동의를 얻어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한진해운도 현대상선처럼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의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조 회장을 만나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 지 한달여 만에 이뤄졌다.

조 회장은 고민 끝에 그룹 차원의 지원과 자체 구조조정만으로 한진해운을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

◆ 한진해운 안고가면 대한항공까지 흔들

조 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을 계속 지원할 경우 대한항공은 물론이고 한진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런 의지가 한진그룹 전체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자금대여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수단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했다.

한진해운은 수시로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는 데 급급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대항항공의 자금력에 기대왔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안팎에서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가 예전부터 계속 나왔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한진해운 지원에 대한 우려로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한진해운의 신용위험을 공유해야 한다는 요인이 대한항공의 신용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진해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조 회장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계속 지원한다 하더라도 해운업황이 언제 좋아질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양호, 육해공 아우르는 종합물류의 꿈 물거품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5년 11월2일 한진그룹 창업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무너진 조양호의 꿈


조 회장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온힘을 다해 한진해운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년 전 한진해운을 인수하며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시절처럼 한진그룹을 종합물류기업으로 만드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2년여 만에 조 회장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조 회장의 부친인 조중훈 창업주는 1977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선사를 설립했다. 한진그룹은 그 뒤 한진과 한진해운, 대한항공을 거느리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한진그룹은 조중훈 창업주가 2002년 사망한 뒤 형제 간 계열분리를 통해 4개로 쪼개졌다.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세상을 뜬 뒤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맡아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불황이 시작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을 인수했다.

조 회장은 2014년 4월29일 직접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뒤 일주일에 2차례 이상 한진해운에 출근하며 직접 챙겼다.

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한진해운이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선언한 뒤 지금까지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은 그 뒤 2년 동안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정리하고 대형선을 투입해 원가를 줄이고 신규 노선 개척에도 힘썼다.

한진해운은 뼈를 깎는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2014년 2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에도 369 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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