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임 회장은 부당대출과 내분사태 등으로 KB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조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LIG손보 인수 성공은 임 회장에게 큰 힘이 된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LIG손보 인수를 강력 추진해왔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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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
국민은행 제3노조가 오는 23일 임영록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행위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19일 밝혔다.
제3노조는 “KB금융지주의 LIG손보 고가입찰은 임영록 회장의 자리보전을 위한 위험한 도박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징계가 예고된 임 회장에게 국민고객의 재산을 재벌에게 고의로 넘기는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도록 금융감독원은 수수방관하지 말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11일 LIG손보 인수가격으로 6400억 원을 제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임영록 회장은 KB금융그룹의 사업다각화를 내세우며 인수합병에 나섰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칠전팔기 끝에 LIG손보 인수전에서 사전준비와 치밀한 전략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국민은행 제3노조는 임 회장이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LIG손보 지분은 모두 19.83%로 주식가치는 현재 3331억 원 수준이다. KB금융은 3천억 원에 달하는 웃돈을 주고 LIG손보 지분을 사들이는 셈이다. 이에 더해 KB금융은 LIG손보를 인수한 뒤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주사에 편입하기 위해서 지분을 30% 이상(상장사 기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3노조는 임 회장이 과거 인수전에서도 가격을 높게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인수에 실패하면서 무능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은 지난해 ING생명보험 인수전에서 2조2천억 원으로 최고가를 제시했지만 인수에 실패했다. 대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KB금융보다 4천억 원 낮은 1조8천억 원에 ING생명보험을 손에 넣었다.
KB금융 관계자는 노조 반발에 대해 “롯데가 LIG손보 인수가격으로 KB금융보다 100억 원 정도 더 써낸 것을 보면 경쟁사도 인수 적정가로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노조에서 주장하는 배임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를 승인해줄지도 불투명하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가 심사한 서류를 금융감독위원회 위원들이 보고 최종 판단을 내린다”면서 “위원들이 기관경고 문제가 불거진 KB금융의 인수가 도의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결론 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