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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고민 많은 연말인사, KT 이강철과 두산 김태형 리더십을 돌아본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11-24 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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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고민 많은 연말인사, KT 이강철과 두산 김태형 리더십을 돌아본다
▲ 이강철 KT위즈 감독(왼쪽)과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
리더십의 숫자는 리더의 숫자만큼이나 많다. 그리고 유일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 리더십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할 따름이다.

재계가 연말 인사철을 맞이했다. 이미 인사를 실시한 곳도 있고 이번주 LG그룹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롯데, 삼성, SK, 현대차 등 5대기업 정기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은 포스트 코로나19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경영환경과 기업전략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는 시기로 분석된다. 이번 인사에 예년보다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기업오너를 비롯한 의사결정권자들은 회사의 지속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리더십을 선택할지 신중하게 고민한다. 그러나 그 고민이 진정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한 리더십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마침표를 찍은 2021년 프로야구 결과는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2021년 프로야구는 18일 끝난 2021 KBO 한국시리즈에서 KT위즈가 우승, 두산베어스가 준우승을 거두면서 종료됐다. 비록 KT위즈의 완승으로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갈리기는 했으나 두 팀 모두 박수받기 마땅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KT위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합챔피언에 오르며 신생팀 창단 최단기간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두산베어스는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한국시리즈 고지를 밟으며 와일드카드 최초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만 해도 한국시리즈에서 KT위즈와 두산베어스가 맞붙을 것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포츠조선이 10개 구단 단장·감독·코치·운영팀장·선수 등 1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KT위즈의 우승을 전망한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자유계약(FA)으로 주축선수들이 떠나며 전력이 약화한 두산베어스도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들이 가장 높은 무대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감독들의 리더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강철 KT위즈 감독과 김태형 두산베어스 감독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2019년부터 팀을 맡아 첫해에는 6위에 그쳤으나 2년차에 3위에 올려놓았고 올해 우승까지 대약진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2015년 임기 첫해 우승을 시작으로 한 번도 빠짐 없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다퉜다.

두 감독 모두 프로야구사에 남을 업적을 세웠지만 이들의 리더십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 감독이 부드러운 외강내유형이라면 김 감독은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형 리더십을 지녔다.

이 감독은 온화하고 자상한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며 베테랑을 중심으로 조화로운 팀을 꾸렸다. 시즌 중 8연승을 질주할 당시 인터뷰 카메라 앞에서 프로 4년차인 강백호 선수가 물을 끼얹는 장난을 치고 도망갈 정도로 선수들과 격의없는 관계를 형성했다.

반면 김 감독은 강하게 선수단을 휘어잡는 소위 올드스쿨 지도자다. 때로 선수들이 제몫을 하지 못할 때는 엄격하게 질책하고 시즌 중 팀의 기강을 세우기 위해 중심타자를 2군으로 보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지닌 최고의 기량을 끌어내기 위해 악역도 자처한다.

어찌 보면 정반대 리더십이지만 양쪽 모두 탁월한 결과로 이어졌다.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쪽이 그르다면 두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리더십에 정답은 없다는 방증이다.

다만 두 감독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구단의 굳은 신뢰와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두 감독의 계약에서 드러나는 구단의 대우만 봐도 알 수 있다.

KT위즈는 이 감독과 최초 3년 계약을 맺었는데 임기가 1년 남아있는 상황에서 기존 계약을 물리고 새로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첫 계약보다 8억 원이나 늘어난 20억 원이었다.

두산베어스도 김 감독이 첫 2년 계약을 마치기 전 시즌 중도에 재계약을 합의하며 입지를 보장했다. 두 번째 계약을 마친 2019년에도 3년 28억 원의 역대 감독 최고 규모 계약을 안기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당연히 구단이나 프런트가 감독의 업무영역에 개입하며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일도 없다. 일부 구단에서 구단과 감독의 갈등이 지속하다가 해가 멀다 하고 감독을 교체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팀은 아무리 뛰어난 리더십을 갖춘 감독이 들어선다고 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종목은 다르지만 최근 프로배구단 IBK기업은행 알토스에서는 선수와 코치가 항명사태를 일으키자 감독 취임 첫해에 감독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잘잘못을 떠나 이미 내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이전 시즌 3위팀이던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올 시즌 신생팀인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간신히 6위에 올라있다. 

리더십에는 정답이 없다. 어떤 리더에게 조직의 키를 맡기느냐가 반드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리더가 성공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프로스포츠가 경영계에 시사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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