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사업조직 개편과 철강업황 호조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확대 및 수소비전 전략에 발맞춰 앞으로 현대제철의 관련 신사업을 이끌게 될까?
2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4분기에 또 다시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는 현대제철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6913억 원, 영업이익 8319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4분기보다 매출은 39.97%, 영업이익은 1401.77%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제철이 올해 3분기 세운 분기 최대실적 기록인 매출 5조8602억 원, 영업이익 8262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2분기에도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5453억 원을 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천억 원을 넘겼다.
안 사장은 임기 마지막 해에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안 사장은 현대제철 철강사업의 체질 변화를 통해 성과를 낸 만큼 연임에 성공하면 전기차용 강판과 수소분리막 등의 신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모빌리티부품을 중심으로 한 미래사업 기반을 중장기 사업전략으로 내놨다.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전기차 등의 미래 모빌리티를 기존보다 더욱 빠르게 확대하는 데 따라 현대제철도 이와 관련된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소재로 기존 차량용 강판보다 더욱 가볍지만 장력이나 충격에는 강한 강판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수소분리막사업 확대와 알루미늄 등 모빌리티 신소재 가공사업 등을 통해 차량용 부품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물론 안 사장은 올해 현대차그룹 임원인사에서 연임이라는 고비를 넘어야 하지만 올해 현대제철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두 번째 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안 사장은 경쟁사인 포스코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9년 2월 현대제철에 영입된 이후 그 해 3월 대표이사에 올라 2022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현대차그룹 외부인사가 현대제철 대표에 오르면서 안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혁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올해 역대급 실적 배경에는 물론 글로벌 철강경기 호황이 바탕에 깔려있지만 안 사장이 선제적으로 추진한 구조조정을 포함한 사업체질 개선을 통해 더욱 성과를 키웠다는 시선이 많다.
안 사장은 지난해 수익성 확대를 위해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면서 인력과 자원을 수익사업에 집중한 결과 철강산업 호황기를 더욱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2020년 10월 순천 공장 컬러강판사업을 중단했다. 컬러강판사업은 매년 영업손실을 보던 사업이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당진 공장에 전기로 열연설비 가동을 멈추고 2월에는 단조사업을 물적분할해 주단조 전문 자회사인 현대아이에프씨를 설립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전기로 열연설비는 제조원가가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 국내 다른 철강회사들은 일찌감치 사업을 접었지만 현대제철은 안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서야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안 사장은 저수익성 사업을 정리하면서도 봉형강과 철근, 차량용 강판 등 핵심제품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는 구조를 짰다.
사업조직도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안 사장은 올해 4월 각 사업부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사업부제 조직개편을 시행하면서 더욱 빠른 의사결정체제를 마련했다.
사업부제 조직은 본사로부터 영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아 이익 및 책임단위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분권적 조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열연및냉연사업부는 열연·냉연 생산과 영업, 구매까지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 하나의 사업부 단위로 움직이면서 기존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
다만 현대제철에서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은 연임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올해 5월14일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 노동자 1명이 끼임사고로 숨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현대제철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전문제를 확실히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